생성 AI 시대 못 따라가는 DMA…”국내 규제 논의 신중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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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은 본격적인 시행 전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포섭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질 만큼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패권 경쟁으로까지 치닫는 상황에서 EU의 DMA 같은 사전 규제 입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규제 동향 국제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유림 기자]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규제 동향 국제세미나’에서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EU의 DMA와 이를 참조한 국내 규제 동향을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EU의 DMA는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만든 법이다. 시가총액 750억 유로(약 107조원), 연 매출 75억 유로(약 11조원), 월 사용자 4500만명 이상인 기업이 적용 대상이다. 법을 위반하면 연간 총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받는다.

우리 국회에도 DMA와 비슷한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다. 온라인 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기본법안(배진교 정의당 대표발의) 등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명 이상이거나 월간 활성 이용사업자 2만명 이상, 연 매출이 3조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이 30조원을 초과하는 사업자를 시장 지배적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자사 우대, 차별적 취급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매출이나 영업익이 높더라도 발행 주식 수가 적거나 시가총액이 과대 평가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법 적용 대상 기업을 정하는 과정에서 규모가 크면 해당이 되는 건지, 국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겠다는 것인지 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빠른 기술 발전 상황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다. DMA 적용 대상 분야는 검색엔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서비스, 온라인중개서비스, 운영체제(OS) 등 10개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촉발시킨 AI와 같은 시장 상황에는 규제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신영선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EU는 우리나라와 달리 토종 플랫폼 사업자가 없고 미국 빅테크를 견제할 목적에서 사전규제를 만든 것”이라며 “한국에는 유력한 국내 토종 플랫폼이 존재하고 이커머스(쇼핑) 분야에서도 경쟁이 유효한 점 등 EU와는 다른 상황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해외 선진국이라고 하면 제도 역시 무조건 받아들이는 경향도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상황이 다른 점들을 충분히 숙고해야 한다”며 “시장 경쟁 촉진과 이용자 보호를 함께 다루는 등 디테일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공정거래법 등 법 체계가 촘촘한 만큼 새로운 제도 마련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규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미국이나 EU의 경쟁법과 달리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뿐만 아니라 불공정거래 행위도 포괄적으로 규율하고 있고 대규모유통업법 등 다양한 특별법까지 갖추고 있어 규제 공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현재까지 EU 외에 플랫폼 산업에 대한 사전규제 방식의 입법을 실현한 국가는 없고 미국도 DMA와 유사한 내용이 포함됐던 법안(AICO)의 입법 추진이 무산된 사례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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