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가 지금까지 축적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성 AI가 화두로 떠오른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21일 네이버 측은 최수연 대표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최 대표는 오는 24일 열리는 ‘팀네이버 컨퍼런스 DAN 23’과 ‘인베스터 데이’ 소식을 전하며, 이 자리를 통해 자사의 생성 AI 투자상황과 전략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최 대표는 인터넷 산업을 흔든 3번의 패러다임 전환기와 네이버의 극복 과정, 이를 통해 축적된 경쟁력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첫 전환기의 주요 전장이었던 검색 분야에서는 지역특성화와 검색의도에 집중한 철학, 커뮤니티 및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내재화를 주요 전략으로 삼아 주요 기업으로 부상했다.
2번째 패러다임 전환기였던 모바일 시대의 경우 네이버에게 처음으로 구조적 변혁의 위험을 안겨준 순간이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소회다. 대다수 스마트폰에 구글 앱이 사전 탑재돼 사용자 접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으나, 네이버의 유사한 시도는 이미 확보됐던 독보적 시장 지위에 대한 반발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 환경에서의 니즈에 집중하는 한편, 지역 기반 서비스와 개인화된 웹 환경, 소셜·인포테인먼트 서비스에 주력해 2010년까지 총 13개의 모바일 앱과 20개의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 결과,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네이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연평균 24%, 20%씩 성장했다.
특히 ‘라인’은 일본의 주요 메신저 앱으로 자리매김하며 네이버의 모바일 전환 역량을 입증했다. 2013년 말까지 라인은 일본 인구의 32%에 해당하는 4100만명의 월간 사용자를 포함해 1억3000만 명이 넘는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올해 6월 기준 일본 월간 사용자는 일본 전체 인구의 76%까지 증가했다.
제3의 전환기는 이커머스와 소셜 미디어에 의해 촉발됐다. 201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소셜 미디어 및 동영상 호스팅 플랫폼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강력한 광고 매체로 성장한 것이다. 당시 네이버의 핵심 사업모델은 검색광고였기에 이들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지는 않았지만, 북미 시장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빠른 성장으로 검색광고 플랫폼의 수익화 역량이 침탈당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시점에 네이버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투자보다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직접 진출을 택했다. 개별 소셜 미디어나 동영상 호스팅 인프라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경우 검색광고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 것이다. 자체 검색 기술을 활용한 가격비교 서비스와 판매자들의 온라인 샵 구축을 위한 스마트스토어,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등을 선보이면서 네이버는 주요 검색 플랫폼인 동시에 선도적인 이커머스 채널이라는 희소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최 대표는 인터넷 산업이 ‘생성 AI’라는 4번째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AI는 이미 ‘스마트 블록’ 검색기능부터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쇼핑 추천 기능 등 자사 핵심 서비스의 중추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 3~4년간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챗GPT가 불러온 생성 AI 열풍과 관련해 네이버의 AI 이니셔티브는 ▲기반 기술·검색 고도화 및 핵심 앱 경쟁력 강화 ▲비즈니스·창작 생산성 극대화 ▲맞춤형 AI 솔루션 제공 ▲새로운 네이버 플랫폼 경험 제공 등의 목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디스커버리(탐색)에서부터 구매 의도(검색), 실제 구매 전환, 결제에 이르기까지 사용자의 전 여정을 아우르는 세계에서 유일한 광고+커머스 통합 플랫폼으로, 지난 세 차례의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자사만의 해자를 확보해왔다”며 “이제 네이버는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완료했으며, AI는 네이버만의 경쟁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해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