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이은 ‘테러 예고’에 광클…서버는 끄덕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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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가 IT 기술을 이용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위험 지역을 알려주는 ‘테러리스’를 출시했지만 이 서비스가 하루 빨리 종료되길 바란다.”

테러 위험 지역 알리미 사이트 ‘테러리스(terroless)’를 개발한 스타트업 ’01ab(공일랩)’의 조용인·신은수 공동대표는 21일 서울 마포구 패스트파이브 합정점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왼쪽부터)이기혁 운영팀장, 신은수 공동대표, 조용인 공동대표. [사진=AWS코리아]

◇’테러레스’ 01ab의 첫 프로젝트…동시 접속 2만명 안정적 서비스

지난 5일 개발을 시작해 다음날(6일) 서비스를 시작한 테러레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는 테러 예고글의 출처와 예고된 지역을 지도에 표기해 알려주는 웹사이트다. 예고된 위협은 노란색 원, 검거 완료된 건은 파란색 원, 허위로 판정된 위협은 회색으로 표시한다. 시민 제보는 운영진의 검토 과정을 거친 후 최종 게시된다.

이 정보를 토대로 시민들은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을 피해갈 수 있다.

신은수 공동대표 겸 CTO(최고기술경영자)는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했던 만큼 개발 12시간 만에 서비스를 서둘러 출시했다”면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가능했던 배경은 클라우드 인프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러레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됐다. 신 공동대표는 빅데이터용 데이터베이스(DB)인 ‘아마존 다이나모DB’, 오브젝트 스토리지 ‘아마존 S3’, 수정 사항을 쉽게 배포할 수 있는 CDK(클라우드 개발 키트) 등을 언급하며 “덕분에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테러리스의 누적 트래픽(21일 기준)은 50만명으로, 최고 동시 접속 트래픽은 2만명에 달한다. 신 공동대표는 “우리 예상보다 접속량이 많아 초과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됐다. 다행히 서버가 끄덕 없어 정상적인 서비스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테러레스는 시민 제보를 바탕으로 관련 정보의 출처 링크나 기사가 함께 제공된다. 운영자가 정보의 허위 여부를 직접 판단하지 않고 이용자가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기혁 서비스 운영·마케팅 담당은 “한창 때는 하루에 20~30건의 제보가 들어왔는데 제보와 관련된 원본 내용이 존재하는지 등을 검증했다”면서 “허위사실인 경우도 많은데 이를 모두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그런 점에서 테러레스는 올바른 시민정신을 토대로 이용자와 운영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서비스인 셈이다.

조용인 공일랩 공동대표 [사진=AWS코리아]

◇특정 분야 최고들이 모인 집단…”긍정적 변화 위한 혁신 계속 시도할 것”

공일랩은 미국에서 유학 중인 만 19세에서 만 22세 대학생 4명으로 이뤄졌다. 조용인 공동대표는 하버드 대학교 컴퓨터과학·생명공학과를, 신은수 공동대표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네트워크 사회학·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하고 있다. 이기혁 운영팀장은 캘리포니아 대학버클리 경제학과, 안영민 운영팀원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에서 사회학과를 전공한다. 대학은 모두 다르지만, 고등학교 선후배였거나 군복무를 함께하며 인연이 됐다.

공일랩은 숫자(0,1)와 문자(a,b)의 첫 글자를 따온 것으로, 특정 분야 최고들이 모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용인 공동대표는 “특정 분야 최고들을 모은 어벤저스와 같은 집단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당장의 수익 실현보다는 공익적인 서비스를 적시에 개발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조 공동대표는 “테러레스는 성공한 MVP(최소 기능 제품)사례다. 당분간 이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MVP는 시장 반응을 보기 위해 최소 비용으로 핵심 기능만을 담은 제품이다. 세상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MVP를 개발하는 것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에 긍정적 혁신을 일으키는 창업 정신을 의미한다.

신 공동대표는 “구글의 슬로건이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마라)’인데 우리는 더 나아가 ‘Do be good(나쁘게 되지 마라)’을 지향한다”며 “앞으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으면서 우리가 재미를 느낄만한 프로젝트가 떠오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레스는 공일랩의 성공적인 첫 프로젝트이지만 서비스가 종결되길 바란다. 조용인 공동대표는 “매일매일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서비스를 내놨지만 이렇게 오래 갈지 몰랐다. 서비스가 하루빨리 종결되길 바랄 뿐”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신은수 공일랩 공동대표 [사진=AWS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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