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등 ‘앱마켓 순위표시 금지법’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모두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앱마켓 순위표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에 게임업계뿐 아니라 관계부처 모두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의 앱마켓이 자신이 중개하는 모바일 콘텐츠의 매출액과 다운로드 순위 표시를 금지하는 게 골자다. 앱마켓 순위가 앱 인기도와 경쟁력을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로 여겨지며 미래 매출·다운로드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앱 개발사가 특정 앱마켓에만 입점하는 등 ‘쏠림’현상이 발생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 게임사가 구글·애플 앱마켓 매출·인기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원스토어 등 다른 앱마켓에 입점하지 않는 현상을 겨냥했다. 실제 올 상반기 출시된 대형 MMORPG는 모두 원스토어 비상장 (5,000원 0.00%)에 입점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법 개정으로 앱마켓 시장의 공정한 경쟁환경과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도모하겠다”고 했으나 사실상 ‘원스토어 특혜법’이란 비판이 나왔다.
13일 구글·앱마켓 매출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 |
이에 대해 관계부처는 법 취지엔 공감하지만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과기정통부는 “순위표시는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정보제공 측면도 있다”라며 “이용자의 알권리 측면에서 이를 금지하는 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보·마케팅 지표로 이용되는 앱마켓 순위가 사라지면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는 별도 광고비를 내야 하거나, 앱마켓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오히려 앱마켓 종속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도 오픈마켓 등 중개플랫폼은 모두 판매량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제공하는데 앱마켓만 이를 금지하면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입법 목적에 비해 사업자의 경영상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건호 과방위 수석전문위원도 “순위표시 금지 시 앱 개발자가 더 나은 앱을 개발할 유인이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모바일 게임사의 앱마켓 순위경쟁이 가열되면서 P2W(Pay to Win·돈을 쓸수록 유리한) 게임이 양산하는 등 부작용도 큰 만큼 업계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출시 초기 앱마켓 순위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면 ‘실패’로 보다 보니 순위 상승을 위한 마케팅비 지출이 많다”라며 “국내 모바일 게임 다양성도 사라진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