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에서 벌어진 시위의 과격성을 비판하며 게임의 영향임을 거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일주일 가까이 진행 중인 시위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의 폭력성을 규탄하면서 그 책임을 SNS와 게임에 돌리는 발언을 했다.
마크롱 대통령 이하 총리, 각 부처 장관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한 대책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스냅챗과 틱톡 등을 예시로 들며 “SNS는 지난 며칠간의 시위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위대 중 일부는 자신들을 도취시킨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듯 하다”라고 덧붙였다. 시위가 과격해진 이유로 SNS와 게임을 지목한 것이다.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에서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 나엘 메르주크가 경찰의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중 경찰의 총격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사건 당시 영상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 격화됐으며 수천명에 달하는 인원이 체포됐다.
프랑스에선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총 21명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 중 대부분이 흑인 또는 북아프리카계임에 따라 이번 시위는 인종 문제가 주된 이슈가 됐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공권력의 인종차별을 전면 부인했다.
게임과 현실에서의 폭력성간 상관관계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부인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격화되는 것을 게임 탓으로 돌린 것이다. 아울러 이같은 언급은 지난 5월, 게임과 영화 등 산업에 거액을 투자해 성장시키겠다는 스스로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한편, 프랑스 고위 인사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표출은 과거에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은 지난 2021년, “포트나이트는 끔찍하다”라 말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