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주고 산 북미 게임사…”실적은 기대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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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국내 게임사가 거액을 들여 인수한 해외 게임사가 지난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M&A(인수·합병)로 인건비와 재무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비싼 몸값을 지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들 게임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19일 넷마블 (58,600원 ▲500 +0.86%)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소셜 카지노업체 스핀엑스는 지난해 매출 7463억원, 당기순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RPG(역할수행게임) 중심인 게임 포트폴리오를 캐주얼게임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10월 스핀엑스를 2조626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M&A다.

실제 스핀엑스에 힘입어 2021년 29%였던 넷마블 캐주얼게임 매출 비중은 지난해 48%를 차지했다. △랏처슬롯 △캐쉬프렌지 △잭팟월드 등이 7~8%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선전한 덕분이다.

안정적인 캐시카우처럼 보이지만 당초 기대치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일회계법인이 스핀엑스 인수 당시 추정한 2022년 매출은 8억5659만달러다. 공시일 기준 환율(1147.50원)을 대입시 9829억원 규모다. 지난해 예상치를 24% 밑도는 성적을 거둔 셈이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소셜 카지노게임 시장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주춤한 영향이다.

넷마블은 스핀엑스를 인수하기 위해 1조6787억원을 달러화 대출을 받았다. 문제는 환율 급등으로 상환 및 이자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약 3000억원을 상환하기도 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은 “스핀엑스는 소셜 카지노 시장 정체로 기대했던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외화 차입금은 막대한 이자 비용과 외화평가 손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도 기대치 ‘반토막’…”중장기 관점에서 투자”

문브레이커. /사진=크래프톤
문브레이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202,500원 ▲2,900 +1.45%)이 2021년 12월 9449억원에 인수한 미국 게임사 언노운월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언노운월즈 매출은 478억원, 영업이익은 2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7%, 49% 감소한 데다 예상치도 밑돌았다. 인수 당시 삼도회계법인은 언노운월즈가 지난해 매출 957억원, 영업이익 5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실적은 절반에 못 미쳤다.

크래프톤은 이처럼 실적 괴리가 발생한 원인으로 “게임 출시 일정 변경 등으로 예측치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언노운월즈의 유일한 신작인 ‘문브레이커’가 예정대로 지난해 9월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 얼리액세스 된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성과 탓으로 풀이된다. 문브레이커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초기 반응이 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노운월즈 영업권 손상차손도 1339억원에 달했다. 영업권의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한 것이다. 당기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이에 올 하반기 정식 출시 예정인 문브레이커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다만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단기 실적보단 중장기적 시너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문브레이커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패치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노운월즈 인수를 계기로 북미권 개발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작 개발 및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 구축에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넷마블은 모바일 중심인 스핀엑스 게임 플랫폼을 PC로 확대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소셜 카지노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도 스픽엑스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소셜 카지노 업체 매출의 20~30%가 PC에서 나오는 만큼, 스핀엑스도 웹과 PC버전 출시로 예상만큼의 성장률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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