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관전 포인트.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3차 발사가 이르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1·2차 발사와 달리 3차 발사는 인공위성 모사체(더미)와 성능검증위성 대신 실용위성이 탑재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첫 실전 발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누리호 발사 관계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 3차 발사는 기존과 달리 탑재체 중량부터 차이가 있다. 탑재체 중량은 1·2차 발사 당시 모두 1.5톤(t)이었지만, 3차 발사에선 약 500㎏에 불과하다.
누리호 1·2차 발사는 탑재한 인공위성을 우주로 잘 수송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목적이었다. 이 때문에 1차 발사 땐 1.5t 더미 위성, 2차 발사 당시엔 1.3t 더미 위성과 200㎏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했다. 통상 우주발사체가 지구 저궤도(160~1000㎞)로 인공위성을 안착시키려면 합격선은 600~800㎞으로 평가된다. 누리호는 1·2차 발사 당시 모두 합격 기준에 부합했다.
하지만 3차 발사에선 총 중량 500㎏ 규모 실용 인공위성 8기를 싣는다. 실제 우주 공간에서 활동할 인공위성을 싣는 만큼, 더미 위성을 실을 필요가 없다. 특히 실용 인공위성이 활동할 궤도가 550㎞로, 기존 누리호 목표궤도 700㎞ 내외에서 조정됐다.
누리호 1·2차 발사 의미.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누리호 3차 발사 주 탑재체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다. 이 인공위성에는 SAR(합성개구레이다)가 탑재된다. 가시광선에 의존하는 광학 카메라와 달리 주야간 관계없이 구름 등 기상 상황에 간섭받지 않고 전천후로 정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3차 발사 시간은 기존 오후 4시가 아닌 오후 6시 이후가 될 전망이다. SAR을 우주 공간에서 최적화해 활용하려면 위성이 궤도상 한반도를 통과하는 시점에 맞춰야한다. 따라서 발사 시간은 오후 6~7시 전후 30분이 가장 적합하다. 5~6월 중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일몰시간이 오후 7시30분인 점을 감안하면 태양 빛을 품고 누리호가 발사될 수 있다. 다만 발사 당일 주어진 1시간을 놓치면 발사가 하루 순연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누리호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큐브위성 ‘도요샛’ 4기와 국내 기업인 져스텍과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 7기가 탑재된다. 2차 발사와 달리 큐브위성을 사출할 인공위성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누리호 3단부 발사관에서 7기가 20초 간격으로 분리할 예정이다.
“신뢰성 얻으려면 10회 반복발사해야”…누리호, 2000억원 책임보험 가입도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누리호 3차 발사는 실용 인공위성 8기를 탑재한 사실상 첫 실전 발사라고 볼 수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든 발사체가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10회 이상은 반복발사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리호 1·2차 발사 당시 텔레메트리(로켓 발사 후 수신 장치에 자료 전송) 데이터를 포함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성능은 모두 검증했다”며 “다만 3차 발사에선 고도가 기존보다 낮아지고 연소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술적인 조정 능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우연 발사체연구소 관계자는 “2차 발사 성공이 3차 발사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발사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오류를 극복해내는 과정 역시 기술독립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차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하고, 실용 인공위성 8기를 탑재해 비행 시퀀스(절차)를 조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발사 직전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누리호는 1·2차와 동일하게 3차 발사에서도 손해배상 책임보험이 가입돼있다. 누리호 발사 사고로 제3자 피해보상이 생길 경우 최대 200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를 주관사로 국내 보험사 9개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곧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5~6월 중 발사일을 확정할 방침이다. 기상 조건과 발사 준비 상황을 고려할 예정으로 6월을 넘기진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