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서 줄 선다는데…’백종원 브랜드’, 국내는 휘청
비즈워치 조회수

더본코리아의 핵심 브랜드인 ‘빽다방’과 ‘새마을식당’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 시장에 맞춰진 메뉴 구성이 현지인들에게 K컬처를 체감할 수 있는 매력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와 반대로 국내 가맹 사업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백 대표의 훼손된 이미지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줄 섰다
최근 외식업계에서 더본코리아의 새마을식당이 화제가 됐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영업 중인 새마을식당에 대기줄이 늘어선 모습 때문이다. 유명 여행 유튜버 ‘영알남’이 미국 여행 중 우연히 본 광경이다. 미국 내에서도 고기 구이로 유명한 텍사스주에서 한국식 고기구이 문화가 인기를 끄는 모습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소위 ‘오픈빨’도 아니다. 영상에서 소개된 새마을식당은 지난 2023년 텍사스주 캐럴턴에 문을 연 미국 1호점이다. 미국에서 영업 중인 새마을식당은 이 매장이 유일하다. 오픈한 지 벌써 3년이 넘었으니 외식업 기준으로는 ‘중견 매장’이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해당 매장의 올해 9월 월매출은 개점 첫해 대비 70%나 늘었다.

해외에서 이슈가 된 ‘백종원 브랜드’는 새마을식당뿐만이 아니다. 더본코리아의 대표 브랜드인 빽다방도 있다. 세계적인 바리스타가 즐비한 커피강국 일본에 ‘K저가커피’가 침투하고 있다. 지난 8월 도쿄 신바시와 칸다에 1, 2호점을 연달아 오픈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집중돼 있는 신바시점은 하루에 1000잔 이상이 팔린다.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오전 7시 반에서 10시 사이 출근 시간대 매출이다. 한국에서처럼 ‘출근길 커피 친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250엔(2100원), 카페라떼는 380엔(3200원)의 저렴한 가격이 핵심이다. 빽다방의 대표 메뉴이자 ‘K커피’의 대표격인 ‘원조커피’의 인기도 높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와 함께 판매량 ‘톱 3’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일본과 미국, 중국 등 총 13개국에 진출해 있다. 올해 들어 예년에 비해 출점이 정체되고 있지만 하반기 들어 출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8개에서 올해 상반기 1개로 매장이 급감한 필리핀의 경우 현지 운영사와의 문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점포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내년엔 대만에도 빽다방이 진출한다. 5년 내 150개 매장을 확보한단 계획이다. 또 캐나다에도 더본코리아 브랜드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일시정지
반면 분위기가 좋은 해외에 비해 국내 사업은 표정이 밝지 않다. 20여 개 남짓 늘어난 빽다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브랜드의 매장 수가 줄었다. 100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는 ‘홍콩반점’·’빽보이피자’·’역전우동’·’롤링파스타’·’한신포차’만 해도 올해 상반기에 매장이 60개 이상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외식업계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빽다방은 매장이 소폭 늘었지만 매년 수백개의 출점을 전제하는 저가커피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줄어든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빽다방은 지난해 107개, 2024년 263개, 2023년 221개 등 매년 매장을 100개 이상 늘려 왔다. 올해엔 매장 증가 속도가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더본코리아 산하 21개 브랜드의 출점 매장은 2024년 457개에서 지난해 247개, 올해 상반기 61개로 매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 왔다. 반면 같은 기간 폐점 매장은 176개, 257개, 133개(반기)로 늘어나는 추세다. ‘본가’의 경우 올해 들어 3개 매장을 폐점하면서 매장이 4개만 남았다. ‘인생설렁탕’과 ‘백스비어’, ‘롤링파스타’, ‘막이오름’, ‘돌배기집’, ‘쌈밥집’, ‘홍콩분식’도 올해 신규 출점 없이 25개 매장을 닫았다.
다만 이는 더본코리아가 비주력 브랜드의 신규 출점을 멈추고 브랜드를 우량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까지 더본코리아가 백 대표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테스트 매장을 열고, 반응이 좋으면 가맹사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어느 정도 시장성이 검증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를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외식 시장에서 백 대표의 브랜드 가치가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백 대표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해 왔던 산하 브랜드들의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하고, 해외에서는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K외식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는 양산형 간편식에 의지하는 면이 많다. 외식 시장에서는 아직 한식의 접근성이 높지 않다. 백 대표의 관심은 여기에 모여 있다. 시스템화된 한식 프랜차이즈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데다 B2B 소스를 통해 현지 기업들의 한식 시장 진출도 도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의 최근 행보는 국내보다 해외에 집중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가 있고 B2B 소스 제조 역량도 있는 만큼 현지 외식 기업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