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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핫플’ 성수 한물갔다고?…주거·오피스까지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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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성수역 개찰구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새로 ‘핫’한 가게라도 생겼나 싶어 들여다보니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식집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어묵 꼬치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지하철역에 파는 어묵마저 성수에선 ‘핫’한 모양이다. 3번 출구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엔 긴 줄이 늘어섰고 안전요원이 질서를 유도하고 있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용산 팝업 늘어도…성수 공실률 ‘1%’

‘팝업의 성지’로 불리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최근 팝업스토어가 용산, 잠실, 여의도 등으로 분산되면서 성수동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찾은 성수동은 평일에도 여전히 뜨거웠다. 오히려 연무장길에 집중됐던 열기가 성수동 전역으로 번지는 모습이었다.

성수동 카페거리로 알려진 연무장길 한복판엔 소금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선글라스 브랜드 매장 앞 분수대엔 삼삼오오 모여 앉아 디저트를 즐기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연무장길을 벗어나 서울숲 방면 아뜰리에길이나 성수역을 경계로 한 북성수, 남성수로 향해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곳곳에서 “사람이 너무 많다”는 푸념이 들려왔다.

팝업 시장에서 성수동의 독점적 지위가 약해진 건 사실이다. 팝업 공간 플랫폼 업체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성동구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4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0건)보다 8.8% 증가했다. 다만 서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26%로 줄었다.

용산구(9.2%)는 아이파크몰을 중심으로 팝업이 늘면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스위트스팟은 “과거 성수동이 팝업의 필수 공식이었다면 이젠 전통시장부터 대형 쇼핑몰까지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지역을 선택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성수동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21% 증가했고 카드 지출은 51% 늘었다. 특히 성수 지역의 외국인 카드 소비는 104% 급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성수에서 ‘능동미나리’ 식당은 월 7억원, ‘자연도소금빵’ 카페는 월 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외국인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내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매출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객 증가가 매출로 이어지면서 상가 공실도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2분기 말 서울 전체 상가 공실률은 9.7%에 달했지만 성수(뚝섬)는 1.3%로 주요 상권 중 가장 낮다. 이 관계자는 “서울 25개구에 매장을 낼 돈을 성수 한 곳에 집중하자는 기업들도 있다”며 “과거 청담에 출점하던 명품 브랜드들도 검증된 상권인 성수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패션 브랜드 분포 /자료=신영에셋컨설팅

주거·업무까지…넓어지는 ‘성수’

성수동의 열기는 핵심 상권인 연무장길을 넘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연무장길의 권리금은 5년 전의 20배, 3.3㎡(평)당 임대료는 3배로 뛰었다. 임대료가 치솟자 일부 건물주는 장기 임대보다 짧은 기간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선호한다. 실제로 ‘팝업 임대 문의’ 안내문을 붙인 1층 상가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핵심 상권의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브랜드들은 주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들어 연무장길 외 지역에서 열린 팝업은 272건으로, 처음으로 연무장길(196건)을 넘어섰다. 성수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상권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수동이 단순히 먹고, 쇼핑하는 곳을 넘어 일하고 거주하는 ‘체류형 상권’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강과 서울숲을 걸어갈 수 있는 입지에 상권, 업무시설, 주거시설까지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부동산 자문업체 쿠시먼앤웨이크필드는 “성수는 단순 방문 수요를 넘어 상주·상근 인구가 결합된 체류형 유동으로 전환됐다”며 “지난해 기준 일평균 유동인구가 23만~28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수동 고급 주거 및 주요 오피스 현황 /자료=쿠시먼앤웨이크필드

업무시설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이미 ‘디타워 서울숲’, ‘서울숲 AK밸리’, ‘팩토리얼 성수’ 등이 자리 잡았다. 여기에 크래프톤 사옥, 현대자동차 복합시설, HL그룹 사옥 등도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삼표레미콘 부지와 부영호텔 부지 역시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있다.

주거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숲 인근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서울숲 트리마제’ 등에 이어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지구는 GS건설, 3지구는 삼성물산, 4지구는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2지구는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숲을 중심으로 한 고급 아파트에 성수 재개발까지 완료되면 성수 상권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소비층이 형성될 것”이라며 “삼표 부지와 크래프톤 등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성수는 업무와 주거, 소비가 어우러진 복합 생활권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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