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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데 가격도 못 내린다”…’진퇴양난’ 지방 분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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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극 3특’을 외치며 지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 특히 분양시장의 경우 침체한 경기가 개선될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으면서 예비 청약자 및 투자자들의 시선이 더 싸늘해진 모양새다.

시공사 및 시행사도 폭등한 공사원가에 분양가를 낮출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거나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근본적으로 시장을 부양하는 방법 외에는 돌파구가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방 외면하는 수요자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 공동6블록에 조성되는 ‘에코델타시티 금강펜테리움 에코리버’는 지난달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 총 348가구 모집에 13명만이 접수했다. 1순위로 한정하면 청약통장을 던진 수요자는 8명에 불과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이 충남 천안 서북구 부대동에 시공하는 ‘천안 아이파크 시티 3·4단지’ 또한 저조한 청약률에 울었다. 도합 1628가구(3단지 851가구·4단지 777가구)에 달하는 두 단지는 1·2순위 청약에 각각 230명(3단지), 155명(4단지) 등 385명만이 접수했다.

같은 지역인 천안 서북구 성정동에 조성되는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 또한 총 1438가구 공급에 청약 신청자는 1·2순위 합쳐 218명에 머물렀다. 경기 외곽 지역인 여주시 홍문동에 공급된 ‘더샵 여주역더퍼스트’도 696가구 청약에 나섰으나 통장 121개만을 받았다.

반면 비슷한 시기 청약자를 모집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더샵 분당하이스트’는 68가구 일반분양에 790명이 몰렸다. 이수건설이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공급한 ‘브라운스톤 월곡 센트럴’은 단 27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1672건을 접수해 평균 경쟁률 62대 1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청약시장에서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여전히 뚜렷한 상황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1월1일~9월18일 입주자모집공고 기준) 서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3.1대 1을 기록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평균 경쟁률은 9대 1을 나타냈다. 반면 지방의 경우 2.7대 1에 그쳤다.

지방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사업주체들의 시선도 냉담해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지방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0.2로 전월 86.8보다 6.6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서울은 9월 93.9에서 10월 105.7로 11.8포인트 상승했다. 3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분양전망지수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100을 넘을 시 긍정적, 밑돌 시 부정적 전망을 뜻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돌파구 있을까?

기존에도 준공 후 미분양 등 악성 재고가 쌓여있던 지방 청약시장은 분양경기 침체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방은 국지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체 부동산 시장이 흐름을 타야 좋아진다”며 “최근 분양이 줄었어도 과거 미분양 물량이 준공 후 미분양이 되면서 악성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안 팔리면 가격이라도 낮춰야 하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원자잿값 및 인건비 등 공사원가가 폭등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2026년 10월 월간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전년 동월(130.9) 대비 6.0%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비·노무비·장비 등 직접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이 지수는 올해 1월 133.5에서 7개월 만에 5.2포인트가 오르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고 싶어도 낮출 수 없는 구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랩장은 “시장이 안 좋을 때는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분양가를 내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주택을 추가로 구매하더라도 1주택자 혜택을 부여하는 ‘세컨드 홈’ 특례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투자 수요자들이 찾는 건 지방 광역시나 대형 도시”라며 “세컨드 홈 특례가 적용되는 인구감소지역은 이런 곳도 아니어서 지방 부동산 경기 개선에 큰 도움은 안 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근본적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을 부양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기 개선은 어렵다는 평가다. 함 랩장은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하는 등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며 “지방 전반에 이러한 호재가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조세특레제한법 등을 통해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부여해 미분양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바라봤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빗장을 완전히 풀어서 다주택자가 지방 임대차 시장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세제·대출에서 파격적인 완화가 필요하다”며 “양도세·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혜택을 줘야 수도권에 몰리는 자금이 지방으로도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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