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ICT]AI가 대신 사냥해준다고? 방치형 품은 MMO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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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이용자 대신 캐릭터를 육성해주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등장했습니다. 흥행에도 성공하며 한동안 주춤했던 MMORPG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게임에 직접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점에서 ‘방치형 게임’과 유사한 점도 보입니다. 과연 두 장르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다시 뜨는 ‘MMORPG’ vs 꾸준한 인기 ‘키우기’
MMORPG는 국내 게임사들이 가장 강점을 보이는 장르로 꼽힙니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기도 했으나 최근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올해 하반기 국내 게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컴투스 ‘제우스: 오만의 신’과 스마일게이트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이 있습니다. 두 작품은 이용자의 피로도를 낮추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게 ‘AI 모드’입니다. 제우스는 AI 모드를 켜두면 캐릭터가 스스로 사냥하고 물약 보충과 스킬까지 알아서 처리합니다. ‘MMO라이트’를 표방하는 이클립스는 최대 24시간 동안 작동하는 AI 모드와 비접속 상태에서도 성장 재화가 쌓이는 ‘성소’ 시스템을 내세웠습니다.
수치로도 게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기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제우스가 1위, 이클립스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메이플 키우기 또한 5위를 지키며 방치형 게임의 인기를 보여줬습니다.
두 장르가 주목한 것은 이용자들의 ‘시간 부족’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난해 국내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게 ‘이용 시간 부족'(44%)이었습니다.
방치형 게임이 먼저 이 틈을 파고들었고, MMORPG도 접속과 육성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AI 모드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성장이 목적인 ‘방치형’ vs 협력·경쟁을 위한 ‘MMORPG’
스스로 성장하는 캐릭터라는 점은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재미의 본질은 다릅니다. 방치형 게임은 성장 그 자체가 재미입니다. 잠깐 접속해 쌓인 보상을 받고 캐릭터 능력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하면서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는 구조입니다. 다른 이용자와 경쟁하거나 부딪힐 일도 적습니다.
반면 MMORPG에서 캐릭터 성장은 목적이 아닌 수단입니다. MMORPG 본연의 재미는 게임 속 세계에서 수많은 이용자들이 협력하고 경쟁(전투 등)하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하려면 캐릭터를 키워야 합니다. 이용자들이 장시간 접속해 반복 사냥을 하고 무기 등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AI가 반복 사냥을 대신하는 동안 이용자는 길드와 파티 콘텐츠, 이용자 간 전투와 아이템 제작·거래 등 MMORPG 재미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이클립스 제작발표회에서 개발사인 엔픽셀의 이상문 총괄 PD는 “방치형 게임에서 자연스럽게 보상을 얻으며 부담을 줄이는 부분을 MMORPG에 녹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AI 모드도 단순히 자동 사냥 기능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매일 같은 시간에 접속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습니다.
방치형 게임을 그대로 모방한 게 아니라 방치형의 유용한 시스템을 빌려 MMORPG 본연의 재미에 더 빨리 닿도록 했다는 겁니다.
다만 게임내 밸런스(균형)를 맞추는 게 관건인데요. 이 PD는 “직접 노력하고 게임에 몰입하는 이용자에게는 그만큼 더 이점이 있어야 한다”며 AI를 통한 자동성장과 직접 플레이 사이에 차이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AI가 대신 키워준 캐릭터를 통해 이용자들이 잊고 있던 ‘함께 즐기는 게임’의 참맛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