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일 만 영업 재개하는 SKT…잃어버린 50만 가입자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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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영업 중단 이후 51만 재개…점유율·가입자 탈환 위해 출혈 마케팅 전망

보조금 확대·과징금 등 수천억 부담 불가피…신뢰 회복 전략도 주목

서울 시내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 ⓒ뉴시스

유심(USIM) 교체 작업 막바지에 접어든 SK텔레콤(SKT)이 오는 24일부터 영업을 전면 재개한다. 지난 5월 5일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지 51일 만이다.

4월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로 이탈한 약 50만명의 고객의 마음을 되돌리고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SKT는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저가 요금제 시장을 겨냥해 80만원대 지원금을 내걸며 점유율 탈환에 시동을 건 상태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로 SK텔레콤에 부과했던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조치를 오는 24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향후 교체 수요를 상회하는 유심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지난 20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예약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이번 조치를 해제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과기부는 5월 1일 기존 가입 고객들의 유심 교체를 위한 칩 물량이 완전히 확보되기 전까지 신규가입 절차를 중단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같은 달 5일부터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작업에 집중해왔다.

SK텔레콤은 23일 현재 교체 신청자 유심 재고 확보와 교체 작업을 마무리한 데 이어, 유통망과 이탈 고객 대상 보상안도 마련하는 등 사실상 정상화 채비를 마쳤다.

21일 기준 10만명이 추가로 유심을 교체해 누적 교체자가 929만명으로 늘었다.

SKT는 유심 재고를 6월 340만개, 7월 500만개, 8월 500만개를 각각 추가로 확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 해킹 사고 이후 새롭게 확보하는 유심 물량은 2100만개로 늘어난다. 가입자 전체(2500만명, 알뜰폰 포함)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SKT망을 쓰는 알뜰폰 역시 해당 사업자를 통해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SKT는 기존 시스템으로 예약한 고객 유심 교체는 19일까지 완료하고 20일부터는 고객이 직접 방문 일시를 지정하는 ‘새로운 유심 교체 신청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1일·22일 양일간 약 1만명이 유심 교체를 진행했다.

24일 영업 재개로 유통망 보상도 조만간 실시할 전망이다. 유통망 보상은 신규 영업 정지 기간에 대한 보상을 포함한 종합 보상안 형태로, 현재 마무리 단계다.

임봉호 SKT MNO(이동통신) 사업부장은 지난 17일 사이버 침해 사태 ‘일일브리핑’에서 “신규 영업 정지에 해당되는 기간은 계산해 다음달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T 이탈 고객에 대해서도 보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부장은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할 것인지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SKT가 경쟁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으로 이탈한 고객 50만명을 다시 끌어들이고, 무너진 40% 점유율도 복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보조금 및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T 해킹이 처음 알려진 4월 22일 이후 SKT에서 KT로 번호이동한 이용자는 총 30만1528명이다. 이 기간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24만6585명으로 SKT에서 두 회사로 빠져나간 가입자 수는 총 54만8113명에 이른다.

공고했던 3사의 40%·23%·20% 점유율 체제가 해킹 사고로 이례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SKT가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인 판촉 활동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 1인당 월평균 통신 요금을 6만5000원으로 가정하고 이탈 가입자 55만명을 대입하면 4212억원의 매출이 두 달 새 증발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SK텔레콤으로서는 빼앗긴 가입자 수를 채우는 게 절박한 만큼 할인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경쟁사들은 타사 고객 번호이동에 대해서만 두 배에 달하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KT 일부 매장은 갤럭시 S25 기준 번호이동(MNP) 지원금을 105~109만원으로, LG유플러스 일부 매장은 110~120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S25 일반 모델 국내 출고 가격이 115만5000원(256G)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번호이동 고객에게 기기를 공짜 수준으로 제공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에 SK텔레콤은 저가 요금제 사용자를 유치하는 경우에도 80만원 수준의 수당(판매장려금)을 일부 판매점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저가 요금제는 이익이 크지 않아 판매점 수당 규모가 작았으나 이례적으로 크게 올리며 할인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봉호 부장은 지난 19일 ‘일일브리핑’에서 영업 전면 재개 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냐는 질의에”최대한 준비중”이라고 답해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봉호 부장은 “영업 중지 상태가 길어졌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28일 서울 등촌동 SKT 직영점 앞에 유심칩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가입자 쟁탈 위한 보조금 지출 확대 속 유심 무상 교체 비용, 과징금 등을 감안하면 수천억원의 비용 부담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유심 교체 규모를 1000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유심 1개당 교체 비용은 7700원으로, 전체 교체 비용만 770억원이다. 추가로 유심을 교체하는 고객이 증가할수록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한국신용평가는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가입자 규모와 매출액,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한도(전체 매출액의 3%) 등을 감안할 때, 유심 무상교체 비용과 과징금, 점유율 유지를 위한 보조금 지출 확대까지 합산할 경우 합산 지출규모는 최대 4000억원을 상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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