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724억 과징금 조치에…카카오모빌 “법 위반 없었다” 반박

4

공정위, ‘콜 차단 혐의’로 과징금·법인 고발

“시장지배적 지위 활용해 부당 계약 체결 요구”

카모, “플랫폼 간 콜 중복 최소화 위한 것” 반박

“과징금 액수 과해…행정 소송 통해 성실히 소명”

서울역 택시 정류장에 카카오T 블루 택시가 콜을 받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사 가맹택시에 대한 ‘콜(승객 호출) 차단’ 혐의와 관련해 잠정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을 추진한다. 이는 공정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위반으로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4번째 규모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소명할 것이라고 밝히며 공정위의 제재가 과하다고 반박했다.

2일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에 영업상 비밀을 실시간 제공하도록 하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거절하면 해당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가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일반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잠정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하고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택시가맹 사업자의 대부분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사업자 간 가격과 품질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택시가맹 서비스에 대한 택시기사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이 제한된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5년 3월 일반호출 서비스를 개시, 2019년 3월 자회사 등을 통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개시했다.

같은 해 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 모집을 확대하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를 가맹택시 서비스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해 카카오T 앱에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에게는 일반호출을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승객 브랜드 혼동,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 호출 수락 후 취소 등으로 인해 카카오T 앱 품질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5월 카카오모빌리티는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소속 기사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 대가로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영업상 비밀인 소속 기사 정보,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호출 앱에서 발생하는 택시 운행정보를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로부터 실시간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해당 가맹 소속 기사는 카카오T 일반호출을 차단할 것이라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를 압박했다는 것이 공정위 측 설명이다.

경쟁사가 제휴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자신의 핵심적인 영업비밀을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제공하게 돼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를 자신의 영업전략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제휴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에는 소속 가맹기사가 일반호출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의 일반호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소속 가맹기사가 가맹계약을 해지하는 등 가맹사업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반택시, 마카롱택시와는 제휴계약을 체결해 영업상 비밀을 제공 받기로 하는 한편, 제휴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은 우티와 타다 소속 기사의 카카오T 일반호출은 차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카카오모빌리티 행위는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가맹택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정상적인 경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구”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한 기간을 2021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로 보고, 해당 기간 매출액 1조4000억원(7월 기준 잠정)의 5% 수준인 742억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제휴 계약의 체결 목적은 플랫폼 간 콜 중복 최소화를 통한 이용자 편의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맹본부 소속의 기사가 카카오T 콜을 반복적으로 취소 또는 거절하는 등 사실상 골라잡기 행위가 발생함에 따라,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고자 타 가맹본부들과 이해 조정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제휴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서비스는 관련 법령 및 품질 보장 협약을 통한 원 플랫폼(One Platform) 원칙을 토대로 승인받은 사업계획서에 기준해 진행했다”며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당사는 중복 콜 취소, 브랜드 혼동 등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타 가맹본부들과의 플랫폼 제휴 계약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최근 3개년 영업이익 총합에 달하는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경쟁법 위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부과하지 않는 글로벌 경쟁법 집행 추세에 반하는 고발 결정까지 했다”며 “국내 토종 플랫폼들은 이와 같은 과도한 규제로 인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법원에서 성실히 소명하는 한편,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겸허히 살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