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상파 콘텐츠 공급 조건 상향
웨이브와 방송사들간 계약 만료 틈 노려
티빙·웨이브 주요 주주인 방송사들
눈앞의 수익보다 미래 경쟁력 중시할 듯
넷플릭스가 지상파 3사와 JTBC 등 방송사들의 주요 콘텐츠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토종 OTT 웨이브가 방송사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 종료를 앞둔 가운데 그 기회를 낚아채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지상파 3사가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만큼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갈아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지상파 3사와 콘텐츠 제작사 SLL중앙 등에 기존보다 더 나은 콘텐츠 공급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들의 주요 콘텐츠를 넷플릭스에도 풀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웨이브와 지상파 3사간 콘텐츠 공급 계약이 끝나가자 방송사들의 핵심 콘텐츠를 확보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방송사와의 협상에서 한 발 물러선 이유는 최근 정체된 국내 이용자 수와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속 하락해 지난 6월 1096만명까지 떨어졌다. 3년 만에 1100만명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선 오는 12월 ‘오징어게임’의 후속작 ‘오징어게임2’ 공개를 앞두고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작 국내에선 드라마 ‘더 글로리’ 흥행으로 이용자 수가 1400만명을 넘어선 작년 1월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어 이용자가 점차 이탈하고 있다.
그 사이 경쟁사인 티빙은 승승장구 중이다. 티빙은 2024 한국프로야구(KBO) 중계와 더불어 드라마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 계열사가 제작한 드라마의 잇단 흥행으로 올 2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합병을 논의 중인 웨이브와의 합산 이용자수는 지난 5월 1156만명을 기록하며 넷플릭스(1118만명)를 앞섰다.
방송사들은 콘텐츠 외부 공급이 가져올 수 있는 이익과 손해를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거에 비해 영향력이 약화된 만큼 판매처를 늘려 수익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심하면서도,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와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선 지금처럼 글로벌 OTT에는 소수의 콘텐츠만 제공하고 합병 OTT에만 주요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오히려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TT 업계는 지상파 3사와 SLL중앙이 각각 웨이브와 티빙의 주요 주주인만큼 넷플릭스가 OTT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여지가 있는 협상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상파 3사 및 SLL중앙과 계약 연장을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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