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노동 환경, 업장 규모 따라 격차 커…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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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노조, 한달간 노동 실태조사 진행

중소 사업장 비중 높은 가산·구로 중심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가 30일 오전 구로구 지플러스타워에서 IT·게임 산업 종사자들의 노동 실태조사에 앞서 킥오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이하 IT위원회)가 IT·게임 산업 종사자들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간다. 특히 중소 사업장이 즐비한 구로와 가산디지털단지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 모든 IT 노동자들이 나아진 환경에서 근무할 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오세윤 IT위원회 지회장은 이날 오전 구로구에서 킥오프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이 생긴 곳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많은데 IT 산업과 노동자에 대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한 곳이 많이 없다”며 “포괄임금제나 권고사직 등 어떠한 문제를 겪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 지회장은 “2018년에 IT위원회 등 여러 IT 회사들에 노동조합이 생길 수 있었던 건 넷마블에서 벌어진 과로사와 과로자살 등 업계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일이 계기가 됐다”며 “하지만 정작 구로나 가산에 있는 노동자들은 이러한 흐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문제라고 생각한 것이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노동조합 설립에 한계가 많다는 것”이라며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토로한 노동자는 많았지만 노동조합 설립까지 이어지지 않았던 건 IT 업계가 이직이 잦다 보니 굳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회사를 개선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분명한 문제가 있음에도 그 회사의 노동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또 선별 교섭이 보장되지 않아 우리의 어젠다를 노동자들의 환경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많은 한계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IT위원회는 2018년 네이버를 시작으로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씨디네트웍스, 엔씨소프트, 엔에이치엔, 웹젠, 인터파크야놀자, 한글과컴퓨터 등에서 화섬식품노조 내 지회를 설립했다. 하지만 중소 사업장은 이들과 비교해 노조 설립이 어려워 장시간 노동 문제,고용 불안, 보상 투명성 문제 등이 잔존하는 실정이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지회장은 “실태 조사를 구로와 가산에서 시작하는 것은 이곳에 SI 업체 등 IT 및 게임업계 중소 사업장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던 IT 노동자들에게 우리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IT위원회는 이날 구로·가산의 주요 거점에서 노동자를 위한 커피차 이벤트와 함께 실태조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설문 및 심층 면접을 통해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IT 산업·노동 실태를 상세히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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