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안산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개소
무중단 운영 위해 전 시스템 이중화·다중화
화재 철저 방지…자체 화재대응시스템 개발
AI 사업 전초기지 될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
“‘이런 것까지 이중화해?’ 이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보다 이중화를 많이 한 데이터센터는 없을 겁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지난 11일 오전 경기 안산에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진행된 프레스 밋업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 리더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가장 중요시한 건 안정성”이라며 “가장 안정적인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구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세워졌다. 연면적 4만7378m2의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4000개의 랙,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준공했으며,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전 국민의 일상에 녹아있는 카카오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어떠한 재해와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24시간 무중단 운영…전 시스템 이중화
지난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뼈아픈 ‘먹통’을 겪은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이 24시간 무중단 운영될 수 있도록 구축했다. 당시 주요 장비 일부가 재해복구센터에 이중화돼 있지 않아 복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 것이 계기가 됐다.
서비스 이중화란 동일 서비스를 2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에서 중복 운영하면서 한 곳에서 에러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장애 발생 시 장시간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카카오는 ▲전력회사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전력망부터 서버에 전기를 최종적으로 공급하기까지의 전 과정 ▲통신회사에서 서버까지 통신을 제공하는 과정 ▲냉동기부터 서버실까지 냉수 공급망 등 운영설비 뿐만 아니라 데이터와 운영 도구까지 다중화했다.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하기 위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다. 또 메인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삼중화도 진행하고 있다.
'1015 사태' 다신 없다…화재 만반 대비
정 대표는 “2022년 10월 15일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카카오 내부에서는 ‘1015사태’로 부른다”며 “카카오에는 트라우마와 같은 뼈아픈 경험이지만 업계 전반에 이러한 장애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했고 이걸 데이터센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해 자체 화재대응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다. 먼저, 배터리에서 화재 발생 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 감지해 화재의 영향이 있는 배터리의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 등으로 화재 전이를 막는다. 이후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방수천을 올려 냉각수를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도 불이 꺼지지 않으면 소방서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진압을 하게 된다.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고려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엄청난 전력이 사용된다. 카카오는 이를 고려해 여러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했다. 특히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물은 서버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해 전력 만큼 많이 사용되는 자원이다.
카카오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프리쿨링(Free Cooling) 냉각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빗물과 보충수는 조경용수나 소방용수 등으로 재사용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태양광 패널을 외장재와 옥상에 설치해 전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총 에너지 사용량을 30% 감소시키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 원까지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 리더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안정성이라는 최우선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친환경과 지역사회와의 상생까지 고려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라며 “이용자들의 일상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AI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현재 부지 선정 단계이며, AI 빅데이터 분석 등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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