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과징금 처분 배경 설명
“회원 일련번호 가명 정보지만
개인정보와 충분히 결합 가능
카카오 위험성 예상 가능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서비스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카카오의 과실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카카오톡 오픈채팅 서비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카카오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이유를 설명했다. 카카오가 ‘회원 일련번호’는 개인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 유출로 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2주 만이다.
최장혁 부위원장은 이러한 카카오의 주장을 두고 “개인정보의 개념은 계속 바뀌고 있다”며 “자동차 차대번호(자동차 부품과 주행 거리 등 자동차 관련 모든 정보가 담긴 번호)도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데 법원은 차대번호가 유출된 것도 개인정보 유출로 봤다”고 말했다. 차대번호가 다른 개인정보와 결합 용이성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카카오의 회원 일련번호도 이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해숙 개인정보위 조사2과장도 “(개인정보와) 충분히 결합할 수 있는 정보라면 개인정보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가명정보를 충분히 가공했지만 추후 재식별 될 경우에는 가명정보를 만든 사업자에 책임을 묻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발생시킨 LG유플러스 대비 카카오 과징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 최 부위원장은 “카카오는 관련 매출이 많아 어쩔 수 없이 과징금이 많이 나왔다”며 “이번 사건은 (소급 적용에 따라) 구(舊)법이 반영됐는데 신(新)법이었다면 과징금 규모가 더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9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통해 과징금 상한을 상향한 바 있다.
개인정보위는 또 카카오가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피해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최 부우원장은 “이번 사고로 696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카카오는 이러한 사실을 홈페이지에는 공지했지만 개개인에겐 통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카카오는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처분에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정보위는 이에 대해 “작년에 예산이 100% 이상 늘어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위가 지난달 카카오에 개인정보 유출을 야기했다며 부과한 과징금은 약 151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과징금이었던 골프존의 75억여원보다 2배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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