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3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실무안)을 발표했다. 원전 3기를 더 만들고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가 포함된 게 특징이다. 이 같은 실무안이 나오자 정치권과 시민‧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측(기후행동의원모임)은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발표된 정부의 전기본 실무안은 마치 ‘화마를 앞에 두고 하품하는 한가한 모습’ 같아 우려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후행동의원모임 측은 “이번에 발표된 실무안은 2038년 목표 수요를 157.8기가와트(GW)로 설정했다”며 “이는 10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2036년 목표수요(144.5 GW) 대비 약 10% 늘어난 수치”라고 지적했다.
수요 증가를 두고 윤석열정부는 데이터 센터 등의 수요를 반영했다고 하는데 이는 전력 수요 감축에 대한 정부의 의지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력한 수요관리로 전력 수요를 줄여가야 할 시급한 상황에서, 되레 목표 전력수요를 늘려 잡고 수요 관리를 통한 수요감축 목표까지 후퇴시켰다는 것이다.
대형 원전을 건설하고 SMR를 포함시킨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기후행동의원모임 측은 “건설하는 데 14년 걸리는 대형 원전과 아직 상용화도 되지 않은 SMR로 기후 대응하겠다는 윤석열정부의 어리석은 고집”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국내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인 상황인데 원전 다수호기 과밀집은 원전 사고의 위험은 물론 사고가 났을 때 피해를 높이는 위험 요소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기후행동의원모임 측은 “우리는 이미 후쿠시마에서 그러한 위험을 목격했다”며 “이번 전기본에서 정부는 신규 원전을 3기(4.4 GW)를 더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항변했다.
이번 실무안에 SMR 물량을 처음으로 계획에 반영한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따졌다. 기후행동의원모임 관계자는 “(SMR은)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며 그 성능이나 사회적 수용성 등에 대해 전혀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무탄소 전원의 일환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전 세계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1.5도 방어선’에 합의하고 이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발전 시스템을 재생에너지로 과감히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다.
기후행동의원모임 측은 “(이런 전 세계적 흐름과 달리)이번 실무안에 따르면 2030년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 발전원이 전체 발전량의 45%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늦어도 2035~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전 세계적 요구와 전문기관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2038년 대한민국의 석탄 발전 비중은 여전히 10.3%에 달한다는 것이다. LNG의 경우에도 2030년 25.1%에서 2038년 11.1%로 제시하고 있어 1.5°C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훨씬 급격한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후행동의원모임 측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선언 기업이 430개에 이르는 등 국제사회의 명백한 흐름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조달을 못해 우리 기업의 수출 길이 막힐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우리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후행동의원모임은 대한민국을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실무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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