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은 뛰는데 한국은 뒷걸음…’AI 기본법’ 자동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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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여야 간 첨예한 갈등으로 ‘역대 최저’ 법안처리율을 기록한 21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의 진흥과 규제를 다룬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AI기본법)이 자동 폐기된다. 다음 국회서 법 제정을 다시 추진하더라도 법안 통과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국내 산업이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뉴시]

◇ 22대 국회서 원점부터…법 제정까지 ‘산 넘어 산’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민생 법안들이 대거 폐기된다. 특히 AI기본법은 지난 2022년 12월 발의된 후 1년 반이 되도록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었다.

앞서 21대 국회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부와 산업계가 한목소리로 AI기본법의 빠른 통과를 촉구했지만, 과방위 여야는 법안소위·전체 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해 결국 주요 법안에 대한 논의는 멈춰 섰다.

이에 AI기본법은 다음날 출범하는 22대 국회에서 원점부터 재검토될 전망이다. 일단 22대 국회가 열린 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구성돼야 논의를 개시할 수 있다. 상임위 구성은 이르면 7월 중으로 예상된다.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1대 국회에서 AI기본법을 발의한 의원 7명 중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새 법안 마련에는 여야 간 합의부터 정부 부처와 시민사회 의견수렴 등 절차가 필요하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통과까지 끝나려면 연내 법안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글로벌 AI 관련법 마련 고삐 죄는데…한국만 뒷전

한국이 AI기본법도 마련하지 못 한 사이 미국·유럽연합(EU) 등은 속속 규제와 진흥책을 내놓고 있다.

EU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 AI법인 ‘AI Act’를 최종 승인했다. EU국가에서 인권 침해적 요소를 지닌 AI서비스를 금지하고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AI안전성 평가 의무화, 안정성 표준 마련 등을 담은 ‘AI 행정명령’을 발표한 상태다. 중국, 일본 등도 글로벌 AI 기술 공습에서 자국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 논의를 본격화했다.

관련 업계에선 AI기본법 제정이 산업 발전에 필수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기본법에는 산업 규제는 물론 기술 투자, 인프라 조성, 예산 집행 등 산업 진흥책도 당연히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협회장은 “그간 방송 이슈로 인해 과방위가 파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협회 차원에서 다음 국회에 방송만 따로 분리해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대한 기본적인 툴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일단 AI 기본법을 마련하고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은 법 개정 방식으로 진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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