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높아지는 ‘라인’ 매각 압박에…네이버, 日 사업 제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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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번주 소프트뱅크와 지배구조 논의

라인, 웹툰‧메타버스 등 일본 사업 교두보 역할

韓 정부, 지원 의사 밝혀…외교관계와는 별개라는 입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데일리안, 연합뉴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데일리안, 연합뉴스

네이버의 일본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가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라인야후’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그간 라인야후는 네이버가 해외 사업을 수월히 추진할 수 있도록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해왔다.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일본 소프트뱅크에 넘겨줄 경우, 당장은 실적에 문제가 없어도 장기적인 글로벌 진출 로드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이번 주 라인야후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지난달 소프트뱅크는 네이버 측에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청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메신저 앱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따른 조치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이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은 거라며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경제안보’까지 언급하며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직접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라인을 발판 삼아 일본에서 외형을 넓히려는 것을 일본 정부가 노골적으로 저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일본 정부가 경영권 매각을 요구한 라인야후는 메신저 사업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검색 엔진 ‘야후’와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페이’가 있다. B2B(기업 간 거래) 협업 솔루션 네이버웍스도 일본 금융, 보험 업계를 중심으로 깊게 침투해 있다. 네이버웍스는 일본 내 업무용 채팅 시장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웹툰 플랫폼인 ‘라인망가’도 네이버가 라인을 활용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업이다. 라인망가는 일본 만화 앱 중 최초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근 월 거래액 1억엔을 넘긴 작품이 속속이 나오면서 현지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당초 일본에서 추진하려던 AI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소버린 AI’를 앞세워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었다. MAU가 9500~9600만을 오가는 라인과 야후 등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더욱 자신감을 보였다.

소버린 AI는 개별 국가·기업이 AI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리권을 완전히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일본은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네이버는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일본과 동남아 등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 중인 네이버제트는 지난 2월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어트에 보통주 3만559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라인플러스는 라인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라인의 자회사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코퍼레이션에서 사명이 바뀐 곳으로, 라인의 본사다.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라인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어트는 해당 계약으로 네이버제트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는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이 어렵게 키워낸 ‘아시아 기업’이 휘청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기정통부와 외교부를 비롯한 주요 부처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면서도 “한일 외교관계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확전은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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