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약속 지켜 기쁘다”…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한 김형태의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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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 블레이드' 공식 이미지 (사진 제공: SIE)
▲ ‘스텔라 블레이드’ 공식 이미지 (사진 제공: SIE)

시프트업이 26일(금) 신작 ARPG ‘스텔라 블레이드’를 공식 출시했다. 지구 강하부대원이 되어 네이티브라는 괴생명체로부터 지구를 해방하는 게임으로 화려한 액션성, 환경 비주얼 구현도 등을 호평받은 작품이다.

▲ '스텔라 블레이드' 론칭 이벤트 현장 사진
▲ ‘스텔라 블레이드’ 론칭 이벤트 현장 사진

‘스텔라 블레이드’는 정식 출시를 기념해 발매 당일 여의도 IFC 몰에서 런칭 이벤트를 진행했다. 게임 체험 및 사진 촬영 등 여러가지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번 론칭 이벤트는 발매일인 26일(금)부터 5월 6일(월)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와 함께 다시 한 번 모습을 보였다. 발매를 기념해 본격적으로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좌)와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우)
▲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좌)와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우)

Q. 간단한 인사와 함께 소개 부탁드린다.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이하 김형태): 또 한번 인사 드린다. 시프트업 대표이자 스텔라 블레이드 디렉터 김형태라고 한다. 여기 기자님들과 같이 모여 이런 게임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벌써 5년전이다. 당시 기자님들과 유저분들께 이런 저런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많은 응원을 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지금에 와서 그때 했던 약속을 지킬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사드린다. 오늘 여러분이 궁금하신 것들 최대한 진솔하게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잘부탁드린다.
 
시프트업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이하 이동기): 스텔라 블레이드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동기라고 한다. 이번에 정식 출시를 맞아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되었다. 잘부탁드린다.

Q. 출시 후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에 대해 궁금하다.
 

김형태: 헤비 콘솔 유저로서 감회가 새롭다. 언제나 출시 때 게임들을 즐기면서 여론이 형성되고 이후에 작품이 회자되고 여러 상들을 받는 일련의 과정들을 내가 직접 겪게 될 줄 몰랐다. 많은 분들이 ‘스텔라 블레이드’에 큰 관심을 보여주셨다. 특히 응원의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개발을 응원한다는 말부터 의지를 계속해서 관철해 나가라는 말들을 들었다. 이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역시도 좀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부적으론 아무래도 오늘 공식 출시이고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보니 어제 론칭 축하 모임을 가졌다. 팀원들의 소감도 듣고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시프트업에서 게임을 만들며 보낸 시간이 굉장히 의미 있었고 개발자로서 이렇게 완성된 게임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어서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우리는 성장했고 이 다음에 더 멋진 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동기: 저를 비롯한 팀원들 모두 오늘 새벽에 정식으로 오픈하고 난 이후 잠을 거의 한 두시간 정도 밖에 못 잤다. 유저분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이나 커뮤니티 게시판을 돌아다니면서 반응을 살폈다. 재미있게 즐겨주신 분들도 많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이걸 기반으로 해서 다음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Q. 엠바고 공개 이후 메타크리틱 점수가 82점을 달성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김형태: 82점이라는 점수에 대해 굉장히 기쁘다. 수많은 훌륭한 게임들이 그 점수와 비슷하거나 못하는 점수를 받았는데 저희가 처음 이정도의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이 훌륭한 게임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올라갈 곳이 있다는 것이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이 점수에 굉장히 기쁘지만, 만족한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계속해서 시프트업은 게임을 만들어 갈 것이고 그때마다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길 바라고 있다.

Q. ‘스텔라 블레이드’에 시프트업만의 어떤 DNA가 들어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엉덩이? 농담이다 죄송하다(웃음) 키치적인 매력을 캐치해서 있는 척하지 않고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것에 대해 직구를 던지는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래서 욕도 많이 먹고 시대에 걸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다만, 저는 그런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의 세계인 만큼 시프트업 같은 회사들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닐까?

Q.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학습을 통해 게임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과정이 돋보였다. 이 과정을 굉장히 부드럽게 잘 만들어 내셨는데, 이런 레벨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거나 레퍼런스 삼은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레벨 디자인 같은 경우는 사실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 아무래도 국내 주류 게임은 ‘스텔라 블레이드’가 가진 레벨 디자인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스스로 연구해 나가면서 개척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레벨 디자인이 훌륭한 게임들을 살펴보고 연구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차티드’나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 같은 타이틀들의 레벨 디자인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길찾기 표시 기능으로 최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노란색 페인트도 적극적으로 사용한 편이다. 레벨디자인에 있어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길을 찾기 편한 방법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또한 아무래도 3D 게임인 만큼 횡적인 영역 뿐만 아니라, 종적인 부분 역시 많이 신경 쓴 편이다. 버디컬에 대한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원경 그래픽이라던지 도시 지역이나 황무지 지역 같은 곳들에서 비주얼적인 포인트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배경과 관련된 제작 일화나 레퍼런스가 있다면 알고 싶다.

김형태: 답변에 앞서 배경에 대해 알아봐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우리의 배경팀은 정말 최고의 배경팀이다. 60 프레임이라는 환경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배경팀이 정말 많은 희생을 해야 한다. 물론 캐릭터 팀이나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배경팀의 경우에는 최적화와 비주얼을 모두 찾기 위해 정말 피땀 눈물을 흘렸다. 이런 부분을 알아봐 주셔서 감사드린다.
 
배경을 만드는데 있어 차세대 타이틀 뿐만 아니라, 과거 작품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계가 정해진 스펙 안에서 비주얼을 표현하는 방식에 더 집중했다. 최적화를 지켜나가면서도 비주얼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을 찾았다. 이른바 가지 못하는 곳의 표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타협을 하면서도 거리에 대한 오브젝트들을 나누고 배치함으로서 공간감과 프레임을 동시에 잡으려고 노력했다.
 
제 개인적으로도 캐릭터 뿐만 아니라,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이 배경이다. 회사와 관련된 회의를 하거나 다른 중요한 회의를 하고 지쳐서 자리로 돌아오면 에디터부터 켰다. 여기서 배경을 불러와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했다. 풀도 심고 돌도 박고 매핑도 몰래 해상도를 올리고 페인트도 칠했다. 가드닝한다고 스스로 이름 붙였는데, 가드닝을 하다 풀을 너무 많이 깔면 배경팀에서 뛰어 올라와서 구박도 했다.
 
라이팅 역시도 틈날 때마다 프레임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많이 조정했다. 역시나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간 것은 프레임을 유지하며 배경 밀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었다. 유저분들도 이 가드닝 과정을 유심히 봐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

▲ '스텔라 블레이드' 인게임 스크린샷
▲ ‘스텔라 블레이드’ 인게임 스크린샷

Q. ‘스텔라 블레이드’는 굉장히 다양하고 풍부한 OST를 사용하고 있다. 단순히 디렉터님의 취향을 전달하려는 것 이상으로 세심한 디렉션이 느껴지는데 OST에 대해 얼마나 관여를 하셨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제 취향이 안들어갔다고 하면 거짓말일거다(웃음) 사실 처음 레퍼런스 곡들을 예로들며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게 자리를 잡자 마자 담당자분들이 오히려 제 취향을 넘어서는 작업들을 해주셨다. 단순히 사운드 만이 아니라, 음악의 선곡이나 블랜딩 영역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셔서 그 이후에는 큰 디렉션이 없이도 매력적인 작품으로 나와줬다고 생각한다.

사실 사운드 팀에 진짜 큰 감사를 드리는 것은 PS5 햅틱 피드백이다. 아무래도 사운드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햅틱 피드백이 사실은 사운드 팀이 총괄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공을 정말 전부 사운드 팀에게 올리고 싶다.
 

Q. ‘스텔라 블레이드’의 엔딩들을 살펴보면, 모두 후속작을 암시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시프트업 측에서 생각하고 있는 후속작이나 DLC를 계획중인지 궁금하다.

김형태: 정식 론칭 시점인 지금 DLC나 이후 후속작과 관련해 고려하고 있는 부분은 아직 없다. 아무래도 현재로서는 론칭 중인 ‘스텔라 블레이드’가 가장 중요하다. 많은 유저분들이 얼마나 더 즐겁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있다. 계속해서 모니터링 하고 업데이트 하면서 궁극적으로 완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그때에도 유저분들이 이 게임을 많이 사랑해 주신다면, 그 이후엔 여러분이 환영해 주실 만한 많은 것들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Q. 차기작이나 DLC보다는 본편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하셨다. 이는 곧 패치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시점에서 어떤 점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는지 궁금하다.

이동기: 콘텐츠에 관해선, 현재 데이원 패치를 통해 많은 것들을 개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가장 먼저 뉴게임+가 추가되었다. 다회차 플레이 대응을 위한 추가적인 기어, 업그레이드, 복장 등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 유저분들이 피드백을 주셨던 색수차 옵션 같은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인풋 레이턴시 같은 부분도 이번에 한번 조정을 했다. 계획중인 추가 콘텐츠의 경우에는 아마 보스 챌린지 같은 것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유저분들이 데모버전에서 굉장히 재미있게 즐겨주신 부분이어서 이걸 빠르게 준비해 완성해 보면 좋을 것 같다.
 
 
Q. 액션 못지않게 좀 모험과 탐험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투와 모험의 비중을 좀 어떻게 유지하려고 하셨는지도 좀 궁금하다. 또한 게임을 하다보면, 원거리 무기만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되는데 이 스테이지를 넣은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

김형태: ‘스텔라 블레이드’는 처음에 선형적인 진행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숨겨진 루트도 있고 이브가 이 지역을 탐험하는 형태로 구성했다. 처음엔 이대로 완성까지 나아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반복적인 방식으로 플레이를 하다보니 템포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더 다양한 탐험을 하기 위한 오픈 필드를 제작하기로 했다. 원거리 스테이지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만들어졌다. 개발을 진행하며 원거리 전투를 깊이있게 만들었는데 TPS 방식으로 클리어할 스테이지를 만들면, 조금 더 환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추가하게 되었다. 이런 방식이 유저들에게 있어 다양한 스타일의 게임을 한 번에 접하는 느낌을 받길 원했고, 그게 또 ‘스텔라 블레이드’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Q. ‘스텔라 블레이드’의 스토리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합쳐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나 성경, SF 등 많은 장르들을 볼 수 있는데,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문학이나 게임, 영화 등에서 어떤 어떤 작품들의 영향을 받아서 반영을 하셨는지 그게 궁금하다.

김형태: 사실 영향을 준 작품들에 대해 그동안 많이 이야기한 바 있다. 여기서 더 말씀드리면 그냥 베껴온 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하실까봐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해보자면, 칼 세이건과 그의 서적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키시로 유키토 작가의 ‘총몽’에서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 번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스텔라 블레이드’는 어디까지나 즐거운 어드벤처 액션 게임이다. 해서 꼭 이 작품들을 보며 비교를 하거나 감상을 하기 보다는 순수하게 이브의 모험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Q. 초보자 관련 옵션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스토리 모드를 해보면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까지 초보자 지원을 해준다. 스토리 모드를 구상할 때 초보의 기준을 어떻게 잡고 디자인을 했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우리나라도 그렇고 생각 이상으로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소울라이크 류 게임들이 많이 나오면서 망자들의 플레이가 기본 소양인 듯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고백하자면 저 역시도 이런 게임을 썩 잘하지 못한다. 그래서 저 같은 류의 게이머들도 즐겁게 플레이하면서 고수분들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게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다만, 그렇다고 스펙트럼을 너무 넓혀서 초보자 분들의 실력 향상 없이 클리어하기 보다는 점점 익숙해져서 고수가 되어갈 수 있는 과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액션 어시스트와 같은 여러 장치들을 추가했고, 그 외에도 숨겨진 여러 밸런스 보완 장치들을 넣어서 종국에는 해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싶었다.

Q. 이번에 요코오 타로나 코지마 히데오 등 거장들을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셨는데, 어떤 입장에서 그분들을 만났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가 궁금하다.

김형태: 우선 세계적인 거장 분들을 만난 것은 저에게 있어 정말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특히 요코오 타로님 같은 경우에는 이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니어 오토마타’라는 게임에서 정말 많은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만나 뵙고 ‘스텔라 블레이드’를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작품의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서 원작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해서 만나뵙자고 조심히 요청을 드렸고, 흔쾌히 저희를 위해 한국도 방문해주시고 게임도 봐주셨다. 이와 관련해선 감사하다는 말 뿐이다. 코지마 감독님의 경우에는 게임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언제나 매력적인 작품을 만드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소니 측에서 소개를 시켜주셔서 만나게 된 것이다(웃음) 그러다 보니 특별히 뭔가 엄청난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다음번에 만나게 되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Q. 콘솔 쪽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많은 중소 개발사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린다.

김형태: 개발을 처음 시작할 때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두 작품을 공개했다. 이때 당시에 왜 돈도 안되는 일을 하려고 하냐 리니지 라이크 하나 만들면 가뿐하게 연간 1,000억원씩 벌어가며 편하게 게임 만들 수 있는데 왜 이런 선택을 하냐는 말과 성공 못할 것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 부분이 함정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가는 방향이니까 그 방향으로 따라 가는 것은 위험하다. 언제나 시대를 바꿔왔던 것은 기존 것을 따라한 게임이 아니다.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시도가 새로운 플랫폼에서 새로운 기술과 자리를 잡았을 때 그 다음에 다가오는 또 다른 패러다임에 대응할 준비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과정을 게임 개발을 시작한 스타트업이나 작은 규모의 회사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질문에서 말씀 주셨다시피 이건 굉장히 큰 돈이 들어가는 작업이고 실패했을 때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게임에 재미를 추구하는지, 나만의 고민이 들어가는지, 혹여 레퍼런스를 넣는다고 해도 거기에 오리지널리티가 존재하고 유저들을 설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며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좀 더 많이 기존의 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더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게임을 만들어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Q. 익숙한 모습의 다른 회사 대표님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재경 대표가 등장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개인적으로 송재경 대표님을 굉장히 존경한다. 그분의 개발 철학을 들어보면 정말로 유저들이 바라는 게임들을 만들고 싶어 하는 분이다. 당연히 국내 게임사에도 큰 족적을 남기신 분이기도 하다. 해서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는 사이였는데 어쩌다 시프트업에 한 번 오셨을 때 스캔 한 번 하시고 게임에 등장해 주실 수 있냐고 요청했다.
 
송 대표님은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게임 속에 등장하시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시는 편인데 송 대표님은 콘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이다. 현재로선 과거의 그 발언을 뒤집을 수 있을 작품을 내놓기 위해 혼신의 준비를 다하고 계시는 분이다. 아마 이 작품을 보시면, 송 대표님의 본심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Q. ‘니어 오토마타’ OST를 제작한 모나카와의 협업이 있었는데 제작과정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린다.

김형태: ‘스텔라 블레이드’에는 감정을 건드는 여러 연출신이 있다. 다만, 이런 연출 외에도 게임을 플레이하며, 유저들의 감정선을 건드릴 장치를 원했다. 플레이하면서도 어떤 감정이 휩싸일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유일한 답이 음악이었다. 음악은 잘 아시다시피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게임 전체를 조금 더 감정적으로 풍부한 느낌이 들 수 있게 하려고 곡들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 모나카가 큰 도움을 주었다. 제가 먼저 오카베 케이이치씨에게 연락을 했다. 그동안의 작품들에 매료되어 있었다. ‘니어 오토마타’ 뿐만이 아니라 ‘릿지 레이서’ 시절부터 좋아했다. 해서 꼭 작업을 같이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오카베씨는 정말 감사한 제안이지만 ‘니어 오토마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 만큼 본인이 직접 작업하는 것은 타이틀에 대한 신뢰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셨고, 대신 모나카 스튜디오를 소개해주셨다. 결과적으로 정말 아름다운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감사하다는 마음 뿐이다.

Q. ‘스텔라 블레이드’가 게임 역사상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김형태: 아직 게임 역사상이라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좀 이른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제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결정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이제 한국 게임이 조금이라도 더 세계의 많은 분들께 선보여지고 개발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좋은 선례로 남아 계기가 된다면, 저는 충분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엠바고 공개 이후 메타크리틱 점수가 82점을 달성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김형태: 82점이라는 점수에 대해 굉장히 기쁘다. 수많은 훌륭한 게임들이 그 점수와 비슷하거나 못하는 점수를 받았는데 저희가 처음 이정도의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이 훌륭한 게임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올라갈 곳이 있다는 것이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이 점수에 굉장히 기쁘지만, 만족한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계속해서 시프트업은 게임을 만들어 갈 것이고 그때마다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길 바라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동기: 저희 스태프 모두 게임 한 부분 마다 정말 신경을 안쓴 부분이 없이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이제 출시를 하게 되었고 여러분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저희 게임 부디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나중에 저희를 만났을 때 재밌었다. 좋아한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면 참 기쁠 것 같다. 항상 감사드린다.
 
김형태: 오늘 이 자리 와주신 많은 기자분들이나 인플루언서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스텔라 블레이드’를 사랑해주셔서 놀랐다. 이 게임은 절대적으로 유저 여러분을 위해 제작되었다. 당신을 위한 게임이다. 부디 재미있게 플레이 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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