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IP 영향…매출 95% 해외 발생
유럽 소재 개발사에 투자…생존 게임 개발
신작 다크앤다커, 서구권 선호 높은 익스트랙션 장르
국내 게임사 다수가 보릿고개로 고전하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호실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40.2%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외 매출이 지대한 덕분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주춤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자 크래프톤은 해외 시장에서 외연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95%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연결기준 매출 1조9105억원을 기록했는데, 국내 매출은 1050억원에 불과하다. 아시아에서 1조6132억원, 미국·유럽에서 1790억원을 벌었다.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가 신작 부재와 기존작의 매출 감소로 내리막길을 걷는데도 이에 휩쓸리지 않았던 이유다.
크래프톤은 최근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서구권에서 흥행 가능성이 큰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하고 나섰다.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형 인수합병을 예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과 노르웨이 소재 신생 개발사 ‘레드 로버 인터랙티브’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개발사가 실시한 시리즈A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는데, 크래프톤이 투자를 주도했다. 레드 로버 인터랙티브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 최후의 열차 ‘셜리’를 배경으로 한 PvP(개인 간 경쟁) 생존 게임 ‘콜트레인’을 개발 중이다.
곧이어 폴란드 게임사 ‘파 프롬 홈’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 프롬 홈은 지난해 6월 앞서 해보기(얼리 엑세스)로 출시된 생존 게임 ‘포에버 스카이즈’를 서비스하고 있다.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PS5(플레이스테이션5) 버전으로도 출시됐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인도 시장에서도 주도권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인도 게임 시장은 빠른 경제 발전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 조사 기업 니코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내 게이머는 지난해 4억4000만명 이상으로, 이 중 31%가 게임에 돈을 지불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인도(BGMI)’를 앞세워 인도에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인도는 2021년 7월 현지 서비스 시작 후 1년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크래프톤이 지난 2월까지 인도 및 신흥시장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약 2281억원에 달한다.
e스포츠 대회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e스포츠는 게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올려 관련 게임 콘텐츠의 인기도 함께 상승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진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활용해 ▲펍지 글로벌 시리즈 ▲펍지 네이션스 컵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펍지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펍지 모바일 월드 인비테이셔널 등 5개의 국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40여 개의 자사 주최 공식 대회와 60여 개의 협력사 주최 대회를 열었다. 지급한 누적 상금만 1500만 달러에 달한다.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난 24일부터 국내에서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이 역시 회사의 해외 매출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로 제2의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꿈꾸고 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크래프톤이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개발한 게임이다. 던전에서 아이템을 수집하고 성장하는 던전크롤러 장르에 이용자 간 협동·경쟁 요소가 들어간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다. 아이언메이스가 다크앤다커를 스팀에 공개했을 당시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언메이스가 넥슨과 다크앤다커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크래프톤이 이에 손 댄 이유다.
증권가도 이 같은 크래프톤의 행보를 두고 연달아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를 시작으로 하반기 다수의 신작을 출시하며 밸류에이션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16개 지자체 대상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설명회 개최
- 전기 먹는 하마…이통3사, AI 전력 절감 안간힘
- 기업 체감경기 두 달 연속 상승…제조업 업황 개선
- 금융사에게 고금리는 호재?…은행은 맞고 저축은행은 틀린 이유
- 기업은행 정책대출 18조 사수…고금리에도 中企 지원 ‘첨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