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노쇠의 과학적 탐구→정책 해법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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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시대에 노쇠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이에 따른 정책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국립보건연구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노쇠가 전 세계적 관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균 수명은 증가하는데 노쇠 인구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공감대는 아직 성숙하지 않아 노쇠에 대응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예산은 지지부진하다. 지금부터라도 ‘노쇠와 전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노쇠와 노화는 다르다. 노화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기능 저하 등을 말한다. 노쇠는 노화 축적의 결과로 신체기능이 떨어져 스트레스나 신체 변화에 취약해지면서 질병이 쉽게 생기는 상태를 일컫는다.

노쇠와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노인 돌봄 예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2016년 우리나라 노인 돌봄 예산은 8137억원이었다. 2020년에는 1조8431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 특성을 파악한 뒤 해당 지역의 노쇠 원인을 찾아 방어하는 ‘노쇠와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자체로서는 관련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개인으로서는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2020년 우리나라의 노쇠 유병률은 노쇠 23.1%, 전노쇠 32.7%로 집계됐다. 전체 노인 인구를 812만5000명으로 봤을 때 노쇠 인구는 187만600명, 전노쇠는 265만6000명에 이른다는 통계이다.

2024년에는 65세 노인(994만명) 중 노쇠 인구는 2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1명은 노쇠 상태라는 것이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노쇠와 노화 관련해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관련 연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쇠 관련 주요 연구결과 등을 보면 노쇠가 앞으로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란 곳으로 모아진다.

노쇠가 사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코스타리카에서는 노쇠 사망 위험이 3배, 미국에서는 4배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보행속도가 느려지거나 악력이 낮아지고 체중이 감소하면 노인 장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본의 연구결과인데 노쇠상태에서 2년 뒤에 장애 발생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파악됐다.

그런가 하면 노쇠를 예측할 수 있는 최적의 바이오마커 발굴에도 전 세계가 나서고 있다.

전 세계 노쇠 유병률. [사진=국립보건연구원]

노쇠의 실마리를 찾는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노쇠와 관련된 혈액 바이오마커는 염증, 항산화, 산화 스트레스, 응고와 혈소판 기능, 아미노산과 비타민 대사, mRNA와 관련된 바이오마커들을 발견했다. 이런 성과들을 활용해 질병에 취학한 상태인 노인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노쇠의 원인으로는 노화 자체에 따른 내분비기능 저하, 면역기능 저하, 질환, 영양 상태, 신체활동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골격근 감소와 근력 저하를 지칭하는 근감소증(Sarcopenia)은 노쇠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여겨지고 있다.

62개 국가에서 조사된 50세 이상 성인의 노쇠 유병률을 살펴보면 노쇠는 24%, 전노쇠는 49%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가장 낮았고 오세아니아가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연합(UN)에서는 2020년 세계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노화의 10년(Decade of Healthy Ageing 2021-2030)’이라는 계획을 공표하고 건강노화실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한국 노인의 노쇠상태 이행에 미치는 위험요인을 규명하고 노쇠와 장애 예방을 위한 예후·예측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노쇠와 노인성질환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는 지역사회 거주 70~84세 노인 3011명을 대상으로 전국 10개 의료기관에서 노쇠와 노화 관련 설문과 검진을 수행하고 있는 코호트로 한국 노인의 노쇠현황 및 위험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코호트이다.

2001년부터 추진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rean Frailty and Aging Cohort Study, KoGES)은 일반 인구집단 23만5000명을 대상으로 구축한 대규모 장기 코호트이다. 2011년부터 노화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심층 연구를 위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이 노쇠와 관련된 전 세계 연구동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노쇠와 관련한 연구는 환경과 여건, 지역적 특성이 모두 달라 각 지자체별로 세분화해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관련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연구가 성숙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노인 1000만명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많은 노인이 노쇠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쇠로 인한 돌봄 부담을 줄이고 노인이 자신의 노후를 보다 활기차고 의미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한국 노인의 특이적 노쇠 양상,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노쇠 중재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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