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프로그램 운영
게임 개발 전과정 지원
개발력 갖춘 인재 확보
참신한 IP 발굴 가능
국내 게임사들이 미래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직접 인재를 발굴하는 것도 모자라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춘 프로그램도 제공해 이들의 역량 강화도 책임진다. 최근 IT(정보통신)업계가 채용 한파를 겪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개발력이 곧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잠재력 있는 인재와 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컴투스,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등은 개발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게임 개발에 특화한 프로그램으로, 팀 단위의 프로젝트를 전개해 현업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받거나 실제 출시해보는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넷마블은 게임인을 꿈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 ‘게임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실무 역량 성장을 돕기 위해 2016년부터 진행됐다. 8개월간 실제 게임 개발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
컴투스는 대상을 세분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 중이다. 대학생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는 ‘컴투스 멘토링 스쿨’, 개발자 커리어 희망자에게 서버 개발 교육을 제공하는 ‘서버 캠퍼스’, QA(품질보증) 직무에 관심 있는 인력을 위해 이론과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QA 캠퍼스’ 등을 지원한다.
크래프톤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 ‘크래프톤 정글’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5개월간 합숙 과정으로 진행되며, 게임의 기획부터 개발, 출시, 서비스까지 경험한다. 게임업계 현업 개발자와 전문가들로부터 게임 개발의 경험과 노하우도 공유받을 수 있다. 개발자 커리어로 전환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대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창의 교육 시설 ‘퓨처랩’에서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프로그램을 통해 인디게임부터 인공지능, 사회참여 등 여러 영역에서 창작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은 지난 1월 부산에서 게임, 콘텐츠, 애니메이션 학과 재학생 80명을 대상으로 개발자 캠프를 열어 이들의 취업을 지원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보유한 인재는 매우 부족해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청년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상생 발전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게임사들은 다방면으로 인재 조기 발굴과 육성에 공들이며 인재 풀을 확대하고 있다. 각 사가 원하는 기준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인재를 육성해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무진을 양성하는 것이다.
업계 둔화 속 차별화한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주니어 개발자들이 가진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 빠르게 발굴하려는 측면도 존재한다. 이들에겐 역량 증진의 기회를 부여하고, 기업은 아이디어의 IP화를 돕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경쟁력 있는 IP 확보가 중요해진 현시점에 저연차 개발자들이 가진 참신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팀 단위로 전개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디자인 등 이미 호흡을 맞춰본 팀원들을 한 번에 영입하는 것은 기업에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저연차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도 있다. 코로나19 기간 천정부지로 솟은 개발자 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IT 기업들이 눈을 돌리면서다.
커리어 매칭 플랫폼 사람인의 HR연구소가 국내 IT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연차에서 저연차로 인재 선호 연차가 이동했다.
연차별 증감률을 보면 신입 인력은 지난해 21.3%에서 올해 25.2%로 3.9%포인트 늘었다. 1~5년 차도 같은 기간 34.6%에서 37.9%로 3.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5~10년차 인력은 올해 28.4%로 1년 만에 9.5%포인트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