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문어가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문어는 시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 새끼를 낳기 전에 죽어 버렸다. 부화한 새끼들이라도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생존 기간이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날 호주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하면서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문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적응하고 생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와 같은 바다 온도 상승이 진행되면 문어 등은 21세기가 끝날 때쯤 ‘열 스트레스’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이전 연구에서는 문어 등이 지구 가열화에 적응할 것이란 희망적 결과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시력 저하와 새끼를 낳기 전에 일찍 죽는 문어 등이 급증할 것이란 진단이어서 눈길을 끈다.
문어에게 있어 시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문어는 생존을 위해 시각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력을 잃거나 떨어지면 문어는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연구팀은 문어 뇌의 약 70%는 시각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은 물론 포식자와 먹이를 감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거다.
연구자들은 이번 실험을 위해 새끼를 밴 어미 문어를 각각 섭씨 19도, 22도, 25도 수온에 노출시켰다. 22도는 현재의 바다 온도이고 25도는 2100년에 예상되는 바다 온도이다.
그 결과 미래 바다온도가 될 25도에 노출된 문어에게서 19, 22도에 노출된 문어보다 시력에 관계하는 단백질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화(Qiaz Hua) 호주 애들레이드대 박사는 “25도에 노출된 문어의 경우,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며 “이 두 단백질은 시각의 선명성에 영향을 미치고, 색소 재생을 돕는 단백질”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바다 온도는 여기에만 머물지 않았다. 높은 온도가 새끼와 어미 문어의 조기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25도에서 사육된 문어 세 종 중 두 종에서는 알이 부화하지 않았다. 새끼를 밴 어미 문어가 일찍 죽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종에서 부화한 알이라고 하더라도 정성적이지 않았다. 낮은 온도에 노출된 문어 어미에게서 관찰되지 않는 ‘스트레스 징후’가 나타났다. 특히 부화한 새끼들은 ‘강력한 열 스트레스’를 보였고 다 클 때까지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연구팀은 파악했다.
화 박사는 “지구 가열화가 여러 세대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며 “문어와 같은 적응력이 높은 분류 군이라 하더라도 미래의 극한 해양 변화에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