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전문의약품’ 사업 강화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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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이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F&B(식음료사업) 부문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매출 1조원대 경쟁 제약사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백신 매출 정상화…신규품목 기대↑

10일 비즈워치가 광동제약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은 1358억원으로 전년보다 34.3% 늘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전문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4.8%에 불과하지만 같은 기간 2.9%포인트 증가하면서 전체 사업부문 중 유일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의약품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 2021년 허가 절차상의 문제로 공급이 중단됐던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영유아 백신공급이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은 현재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인 ‘로타릭스’,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폴리오·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5가 혼합백신인 ‘인판릭스’ 등 GSK의 소아 백신 9종의 국내 유통 판매업무를 맡고 있다. 

광동제약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여기에 신규 도입한 백신품목이 높은 성장세를 거두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22년 GC녹십자와 함께 GSK의 새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의 판권을 확보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싱그릭스는 경쟁약보다 약 2배 비싼 고가약임에도 우수한 예방 효과로 지난해 단숨에 국내 시장 1위에 올랐다.

그 결과 지난해 광동제약의 백신제품 판매액은 553억원으로 전년(284억원) 대비 94.8% 증가하면서 500억~600억원대를 기록하던 2022년 이전(2017~2021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가다실·가다실9’의 공동 판매계약을 따내며 백신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했다. 가다실9은 2022년 기준 국내 매출액 약 1100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로 당분간 회사의 매출 상승을 이끌 주력 제품이 될 전망이다.

독점 도입한 전문약, 지난해만 5개

광동제약은 해외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권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점 판매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전문약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독점 판매권을 확보할 경우 글로벌 제약사와 코프로모션(공동판매) 계약이 끊길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해 홍콩과 이탈리아계 해외 제약사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 5종의 국내 판권을 도입했다. 대표 제품은 국내서 아직 치료법이 없는 알파-만노시드 축적증 치료제인 ‘람제데’다. 람제데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017년 도입한 여성 성욕저하장애(HSDD) 치료제 ‘KD-BMT-301(미국 제품명 바이리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가교시험을 최근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바이리시는 지난 2019년 미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허가를 받은 유일한 폐경기 전 여성의 HSDD 치료제다. 바이리시의 지난 1년(2022년 7월~2023년 6월) 글로벌 매출액은 1250만달러(170억원)로 전년 대비 115.5% 증가하는 등 출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포트폴리오 강화, 선택 아닌 필수

광동제약이 전문의약품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F&B 부문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무늬만 제약사’라는 오명을 떼어내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F&B 부문 매출액은 5419억원으로 전문의약품 매출의 3배를 넘는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1%로 절반이 넘는데 이 중 주력 제품인 삼다수의 매출액이 약 60%를 차지하는 등 특정제품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삼다수는 4년마다 공개입찰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로부터 판권을 따내야 한다. 여기서 미끄러질 경우 매출공백이 불가피하다. 광동제약의 삼다수 판권 계약기간은 오는 2024년까지다.

수익 구조가 편중돼있는 가운데 신약 후보물질 마땅치 않아 기업가치도 저평가돼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광동제약의 시가총액은 3679억원으로 매출 1조원대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낮다. 5개 제약사(유한양행·한미약품·종근당·녹십자·대웅제약)의 평균 시가총액은 2조7157억원으로 광동제약의 약 8배다. 광동제약과 시가총액이 유사한 제약사는 매출액 2000억원대인 영진약품,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있다.


광동제약은 이에 전문의약품 사업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건강기능식품, 반려견 헬스케어 등 다양한 신성장 사업을 두드리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경영 전면에 선 최성원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회사 전체적으로 전 사업부문에서 다각도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아울러 연구개발 및 신약후보물질 도입,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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