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가 ‘고파이’ 사태로 난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본업인 거래소 사업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지난해 매출 31억원, 영업손실 169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재작년 15억원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재작년 765억원 대비 600억원이나 줄였다.
특히 거래소 사업만 놓고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 지금까지 흑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팍스는 지난해 인력 감축과 사무실 이전 등 경상비용을 줄이고 신규코인 상장과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을 유치하는 등 수익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 예치 상품 고파이 부채가 해결되지 않은 한 재무 상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는 지난해 두차례 고파이 원리금을 상환해 지난해말 기준 당기순손실을 513억원으로 재작년 906억원 대비 크게 줄였지만, 올들어 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고파이 부채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고팍스가 서비스하는 고파이는 은행 예금처럼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을 맡기면 운용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미국업체가 운용을 맡았는데 2022년말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고파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 지급이 중단됐다. 고객들의 자산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았다.
고파이 사태로 완전자본잠식도 2년째 이어지고 있다. 고팍스의 자본총계는 재작년 마이너스(-) 539억원에서 지난해말 기준 마이너스(-) 1011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고팍스는 수익 확보와 재무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최대주주 바이낸스가 보유 지분을 매각해 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를 마치고, 투자자를 유치해 고파이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비용을 줄이고 고객도 늘면서 거래소 부문의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 지표 개선 등 최선을 다하고 있고 투자자만 들어온다면 고파이 사태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