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도 직원·연봉 3년 연속↑
차기작에 개발력 집중…글로벌 역량 강화
지난해 넥슨게임즈 임직원 평균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직원 수 역시 300여명 늘었다.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깔린 불황으로 곳곳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그간 적극적인 인적 투자로 개발력 강화에 주력한 넥슨게임즈는 올해 글로벌 게임사로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932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133% 가까이 증가했다.
당 초 매출 2000억원 돌파가 점쳐졌으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 영업 손실 104억원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블루아카이브’가 대형 업데이트를 앞두고 비수기에 들어서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4% 줄었고, 인건비와 일회성 비용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직원 급여 평균액은 9352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7300만원에서 2022년 8200만원으로 약 900만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100만원이 또 올랐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에 따른 기본급 인상과 성과에 기반한 인센티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직원 수도 1259명으로 2021년부터 매년 300여 명씩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건비도 2021년 208억원에서 2022년 357억원, 2023년 472억원으로 확대됐다.
넥슨게임즈가 커지는 인건비 부담에도 개발 인력을 지속해서 채용하는 것은 자체 개발력 강화로 IP 자체의 힘을 길러내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게임을 선보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출범 후 매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넥슨게임즈의 R&D 비용은 622억원으로, 전년(488억원) 대비 134억원 늘었다. 넥슨게임즈는 지난 2022년 4월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합병하며 출범한 개발사다.
넥슨게임즈는 올해 여름 출시 예정인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필두로 한 매출 증대로 외연 확장을 이어간다. 넥슨게임즈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PC·콘솔 멀티플랫폼 기반의 루트슈터 장르 게임으로, 크로스플레이 환경을 지원해 폭넓은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루트슈퍼 장르는 슈팅 전투에 역할수행게임(RPG)이 결합된 형태를 말한다.
특히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해 출시돼 7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슈팅 게임 ‘베일드 엑스퍼트’ 이후 첫 신작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앞서 넥슨게임즈는 베일드 엑스퍼트가 얼리 액세스 단계부터 게임성과 밸런스 등에서 지적받으며 부진한 성과를 보이자 정식 출시 전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렸다.
넥슨게임즈 관계자는 “신작 포문을 여는 퍼스트 디센던트가 글로벌 시장을 타겟팅하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도 회사의 글로벌 마켓 성과에 크게 기여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8일 한국과 일본에서 방영을 시작하는 블루아카이브의 애니메이션 효과로 신규 이용자 확대도 점쳐진다. 기존 흥행작 ‘히트2’도 이달 중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증가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마냥 나쁘게 볼 수는 없다”며 “곧 출시되는 애니메이션이 IP(지적재산권)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매출 흐름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넥슨게임즈는 모바일 전략게임 ‘갓썸: 클래시 오브 갓’, 오픈월드 액션 RPG ‘프로젝트 DW’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DX’ 등도 제작하고 있다. 프로젝트 DW와 프로젝트 DX는 각각 ‘던전앤파이터’와 ‘야생의 땅: 듀랑고’ IP를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