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교체로 분위기 바꾸는 게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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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최고경영진 교체로 경영 효율화와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나섰다. 사령탑과 코치진을 확 바꿔 성장, 적자탈출, 지식재산권(IP) 보호 등 각사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성장 기세 잡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등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최고경영자(CEO)를 변경할 계획이다.

넥슨은 ‘믿을맨’을 중용하는 등 안정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신임 대표이사에 ’20년 넥슨맨’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내정하고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정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2003년 넥슨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업본부 본부장, 사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하고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이정헌 대표가 이끌 넥슨은 재무성과 측면에선 국내 모든 게임사를 압도할 정도로 우수한 상태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3조9323억원, 영업이익도 30% 증가한 1조2516억원이었다.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정헌 대표도 “회사가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성장을 위한 궤도에 오른 시점에 글로벌 대표이사라는 자리를 넘겨받게 됐다”며 “글로벌 타이틀의 안정적인 운영과 글로벌 성공작이 될 신작 개발 투자로 넥슨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의 경우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를 승진 내정하고, 이달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사업 강화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제고·사회적 책임에도 힘을 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위메이드는 창업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전격 복귀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너십 경영’을 예고했다.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인 박관호 회장은 2000년 2월 위메이드를 설립하고 PC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개발과 서비스를 지휘한 인물이다.

재계를 보면 회사에 위기나 기회가 찾아왔을 때 오너가 경영일선에 복귀해 굵직한 의사결정들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사례가 많다. 위메이드의 경우 성장의 기회를 맞이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의 등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6000억원을 넘긴 위메이드는 올해 MMORPG ‘나이트크로우’의 글로벌 출시와 중국 진출로 연매출 1조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기준 연매출 1조원이 넘는 게임사는 넥슨(3조9323억원), 넷마블(2조5014억원), NHN(2조2696억원), 크래프톤(1조9106억원), 엔씨소프트(1조7798억원), 카카오게임즈(1조241억원)였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사령탑 교체를 추진한다. 신임 대표로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를 내정하고 이달 주총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한상우 신임 대표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거치면서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대로는 안 된다…”CEO 더하고 빼고”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영입하면서다.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373억원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했고, 매출은 31% 감소한 1조7798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에 리니지 아류작이 범람하면서 기존 IP의 실적이 주춤했고, 기대작 TL은 신성장동력이 되진 못했다.

박병무 신임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하나로텔레콤 대표를 거치며 기업 경영·전략·투자 관련 경험을 두루 쌓은 전문 경영인이다. 실적이 부진한 엔씨가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려면 지식재산권(IP) 보호 작업을 통한 안정적 사업 토대를 기반으로 인수·합병(M&A) 추진도 필요한데, 박 대표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 웹젠 등을 상대로 IP 표절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하고 이달 주총을 거쳐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김병규 신임 대표는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는 넷마블에서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을 담당한 ‘전략기획통’이다.

도기욱 전 대표는 각자 대표직을 내려놓고 CFO(최고재무책임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처럼 효율적 경영체계 구축을 통해 실적 개선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에 수익성을 개선하며 7분기 연속 적자에서 겨우 탈출했다. 그러나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6.4% 감소한 2조5014억원, 영업손실 696억원을 기록했다.

컴투스는 ‘재무통’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이달 주총에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적자가 지속되는 컴투스가 카카오벤처스,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기업에서 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남 대표의 지휘로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주환 현 대표는 제작총괄대표를 맡아 게임 개발에 전념하는 등 ‘투톱 체제’를 구성해 분야별 전문성과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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