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부 단통법 시행령, 위임입법 한계 일탈한 위법” 조목조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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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에관한법률(단통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은 ‘위임입법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라는 주장이 야당 일각에서 제기됐다. 시행령이 모법인 단통법을 배제하는 만큼 시행령은 물론 정부가 행정 예고한 고시 개정안도 효력이 발생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단말기 유통법 [사진=아이뉴스24 DB.]

8일 안정상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더불어민주당)은 ‘단통법 시행령 및 고시 검토’ 리포트를 통해 “이번 시행령 개정은 단통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만 아니라 단통법 제3조 제2항에 따른 위임명령 범위를 완전히 일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취지로 단통법 폐지 및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는 21대 종료와 22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근 시일 내 법안 논의가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이동통신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일부 개정한 상태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이용자가 이동통신사업자를 변경할 시 방통위가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행령 제3조 제1호 신설을 통해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예컨대 KT 이용자가 SK텔레콤으로 번호 이동할 경우 이용자는 SK텔레콤으로부터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다만 단통법 제3조 제1항에서는 번호이동이나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을 이유로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법규명령인 시행령의 본질은 모법의 보충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행령 개정으로 모법을 무력화시켰다는 게 안 위원의 시각이다.

안 위원은 “시행령대로 하면 모법을 배제하는, 새로운 법 개정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완전히 위법한 법규명령이 되는 것”이라며 “(시행령이 위법하니) 행정예고한 고시 개정안도 효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안 위원은 정부가 시장 혼탁과 이용자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예고한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전환지원금은 50만 원 이내에서 지급이 가능하다.

안 위원은 “정부가 이통사들을 향해 무제한 지원금을 쏟아부어 가입자 뺏기 출혈경쟁을 벌일 것을 요구하고, 이용자에게는 번호이동을 해달라고 애원하는 꼴”이라며 “짧게는 1주일, 1개월, 3개월 단위로 번호이동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용자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어 시장이 매우 혼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령 신/구조문 대비표 [사진=방통위]

안 위원은 정부가 단말기 가격 인하를 제조사가 아닌 이통사에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조사는 판매장려금을 어느 정도 상향할 것인지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말기 구입 부담 완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통사가 알아서 지원금을 제공하라는 의미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서는 시장경제 질서를 유지하면서 이용자 데이터 비용을 줄이고 음성통화 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방안과 함께 단말기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단말기 구매비용 완화와 통신비 인하 정책 속에는 가계통신비 부담의 한 축인 제조사의 단말기 가격 인하 방안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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