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이 “과기부에 3차관은 없다”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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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신임 차관들이 26일 과기정통부 브리핑실을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도현 2차관, 이창윤 1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사진=최상국 기자]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26일 취임한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취임식 직후 과기정통부 브리핑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3차관이라 부르지 말아달라”며 과기혁신본부의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류광준 본부장은 “과기정통부에 3차관실이나 3차관은 없다. 과학기술혁신본부이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다. (과기정통부) 장관을 모시기는 하지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미션은 대단히 특수하다.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만들어진 뜻과 취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의 이같은 ‘부탁’은 지난 23일 인사 발표 이후 거의 모든 매체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과기부 3차관’ 또는 ‘3차관 격’으로 쓰고 있는 데 대해, 정부기관의 공식 명칭을 사용해 달라는 요청이기는 하지만, ‘범부처 과학기술정책 컨트롤타워’로서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역할과 위상을 새삼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40개 부처의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조정을 총괄하고 있는 주무부서로서 지난해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는 ‘R&D 예산 삭감 정국’을 조기에 수습하고, 3월부터 본격화될 내년도 R&D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본연의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과기정통부 산하조직이면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고, R&D 예산을 배분·조정하는 ‘범부처’ 임무를 맡은 조직이다. 이 때문에 본부장은 차관급이면서도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자리다.

하지만 그동안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재정당국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었다.

류광준 본부장은 최초의 공무원 출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다시 설치한 이래 6번째, 윤석열 정부에서의 두 번째 본부장이지만 이전의 5명은 모두 과학기술 연구자(교수) 출신이 임명됐었다.

류 본부장은 특히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업무를 주로 하다가 2018년에 과기정통부로 넘어온 ‘기재부 출신’이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 예산의 전문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해 부활시킨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재정 관료 손아귀에 들어갔다”(26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비판과, ‘R&D 예산’을 둘러싼 부처 간의 엇박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기도 하다.

류 본부장은 이 날 취임사에서도 “R&D를 수행하는 40개 부처 간 칸막이와 기관 간 칸막이를 걷어내어 국가적 차원의 전략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처간 소통을 강조하는 동시에 “혁신의 과정에 과학기술인의 집단지성과 전문성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과학기술인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하고 계신 과학기술인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등 과학기술계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6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을 방문해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과기정통부]

한편 류광준 본부장은 이날 오후 취임 첫 현장행보로 젊은 연구자 지원 방향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을 방문해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류 본부장은 “앞으로 R&D 예산 못지않게 중요하게 고민해야 하는 화두는 인구절벽 시대에서 우수한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는 것”임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우수 인재뿐 아니라 해외 우수인재들에게도 우리 연구 환경이 더욱 매력적이 되도록 업그레이드하는 투자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신진 연구자들이 초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세계적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앞으로 우리 과학기술계를 책임질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구성원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의미있는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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