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출발했던 ‘클레이튼’과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넥스트의 가상자산 ‘핀시아’가 통합 후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양 재단의 통합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블록체인을 활성화할 수 있는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생태계에 힘을 쏟는다.
“유동성 유입 늘 것…디파이 강화해야”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과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는 2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쟁글 블록체인 파운데이션 위크’에서 통합 메인넷 ‘프로젝트 드래곤'(PDT, 가칭)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이 확정된 후 오프라인에서 처음으로 갖는 자리다. 양 재단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통합 재단을 설립하고 프로젝트 드래곤으로 불리고 있는 통합 메인넷의 공식 명칭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한 6월 말까지 클레이(KLAY)와 핀시아(FNSA)를 통폐합하고 신규 코인을 발행한다.
김 대표는 두 프로젝트의 통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에 주목했다. 기관투자자가 가상자산 포트폴리오에 빠른 속도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승인은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일반적인 자본시장처럼, 기관 투자자들이 들어오게 되면 전체시장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와 달리 기관투자자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나 커스터디(수탁)을 비롯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을 통해, 아시아에 거점을 둔 레이어1 프로젝트 중에 관련 인프라를 가장 빠르게, 크게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 이사장은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에 따라 늘어난 유동성으로 블록체인을 활성화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디파이”라고 설명했다. 서 이사장은 디파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통합 메인넷의 디파이 인프라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디앱(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 발굴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드래곤 디파이 이니셔티브(D2I)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네오핀, 통합 디파이 출시 후 TVL 8배↑
이성호 클레이튼 디파이 리드는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를 온보딩(연동)해야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클레이튼 디파이 생태계에 참여했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끈끈한 상호작용을 하지 못했다. ‘디파이 서머’라고 불렸던 호황기가 지나가고 주요 지표인 TVL(가상자산 총 예치금)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번 통합 생태계에서는 혁신적인 토큰 경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만 하다. 이른바 ‘이자 농사’로 불리는 유동성 채굴에 의존하지 않고 금융 상품으로써 가치를 가진 프로젝트가 주를 이뤄야 한다는 조언이다. D2I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 인프라를 갖춘 프로젝트를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이 리드는 “아비트럼의 GMX 같은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도록, 재단에서 금전적·비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클레이튼, 핀시아 간 자산 전환을 유일하게 지원 중인 네오핀도 참여했다. 네오핀은 네오위즈홀딩스의 블록체인 전문 손자회사다. 지난 16일 클레이튼과 핀시아 생태계 통합 이후 첫 디파이 상품을 출시했다. 박재범 네오핀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해당 상품을 출시한 이후 TVL의 규모가 8배 이상 증가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UAE 규제기관과 협력을 통해 ‘퍼미션드 디파이'(허가된 탈중앙화 금융)로써 상품을 제공하는 한편, 한국 프로젝트들의 글로벌 진출에 많은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네오핀은 일찍이 중동에 진출해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제금융센터 ADGM과 함께 디파이 규제의 초기안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