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은 통신비 인상하는데…한국은 정부 압박에 ‘요금 인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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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이통사들이 일제히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네트워크 서비스 개선과 물가 인상 요인을 반영한 결과다. 반면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요금 인상을 알리는 버라이즌의 메시지. [사진=버라이즌]

14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AT&T은 최근 고객들에게 메일을 통해 통신비 인상을 통보했다.

버라이즌은 일부 무제한 요금제 고객들에게 회선당 월 4달러의 가격 인상이 예정됐다고 밝혔다. “모바일 네트워크 와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버라이즌은 설명했다.

AT&T도 고객이 새로운 요금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일부 무제한 요금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월 4달러 가격을 인상했다. 티모바일도 분기별 수익 보고서에서 요금제 인상을 예고했다.

영국의 이통사 보다폰과 쓰리도 올해 7.9% 요금 인상이 예정됐다. 영국의 통신사들은 물가 지표를 반영해 매년 4월 요금 인상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이미 약관에 포함돼 있어 이를 토대로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보다폰 이탈리아과 스페인의 오렌지 역시 트래픽 수요에 대응하는 네트워크 투자를 이유로 최대 3유로 요금 인상을 밝혔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이통사들이 일제히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네트워크 서비스 개선과 물가 인상에 따른 조치 등 다양한 외부 변수에 따른 것이다. 반면에 우리 이통사들은 오히려 요금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3만원대 5G 요금제 내달 출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서 3만원 대 요금제 도입 시기를 내년 1분기로 특정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군인 통신비 50% 할인, 국민의 힘은 미납 통신비 할인 정책을 공약하면서 압박의 수위는 놓아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통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3만원대가 무너진 SK텔레콤은 지난 4분기 전년비 3.2% 감소한 2만9562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무선 ARPU는 전년비 13.5% 줄어든 2만5195원을 기록했다. KT의 경우 3만4302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ARPU가 낮은 IoT 회선을 제외한 수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유지보수나 주파수 경매, 6G 투자 등의 비용은 결국 통신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요금을 통제하면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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