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커지는 우려 목소리…”정부 4000억 지원, 종이조각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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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제4 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를 두고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4000억원 규모의 공적지원금이 종이조각이 되고, 최종적으로는 가입 이용자들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스테이지파이브 CI. [사진=스테이지파이브 ]

2일 안정상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제4이통사 주파수 할당 대상 선정에 대한 검토’ 리포트를 통해 “제4이통 사업수행을 위한 충분한 자본금이 확보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사업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스테이지파이브(대표 서상원)가 이끄는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진행한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원에 주파수를 낙찰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안 위원은 스테이지엑스가 막대한 투자 비용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4000억원이 넘는 주파수 경매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기지국 구축 등 통신설비 및 이동통신사의 통신망 로밍 비용 등 최소 1조~2조원 이상의 투자비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승자의 저주 우려를 거론했다. 안 위원은 “결국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지원키로 한 4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 중심으로만 투자하고, 자발적 투자는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제4이통사에 최대 4000억원까지 정책금융지원과 통신설비 공동활용, 상호접속료 인하 지원, 제조사와 스마트폰 수급 협의 지원 같은 각종 특혜를 약속했다. 이들이 서비스를 중도 포기할 경우 혈세가 낭비되고 이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안 위원의 시각이다.

그는 “시장에서 견디기 어렵다 싶으면 매각하거나, 빈손으로 자진 퇴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의 4000억원 규모의 공적 지원금은 종이조각이 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가입 이용자들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단체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날 성명문을 내고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에 28㎓ 대역에 필요한 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자본적 여력이 있는 이동통신 3사도 사업모델 발굴에 실패해 정부에 28㎓ 대역 주파수를 반납한 상황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은 신규 사업자의 28㎓ 대역B2C 서비스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통신시장에서 기술과 경험, 자본이 빈약한 스테이지엑스가 28㎓ 대국민 서비스 제공에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통신망을 구축하고 충분한 가입자를 확보하기 전까지의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통신시장은 초기 엄청난 투자 비용에 비해 회수율이 극히 낮은 사업”이라며 “이통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력과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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