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먹통 사태 막는다…정보시스템 등급제·무중단 서비스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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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정부가 공공정보시스템을 3등급으로 나누고 국민 이용이 적고 성과가 저조한 3등급 이하 정보시스템은 단계적으로 통·폐합할 방침이다. 1·2등급 시스템에 대해선 장비 이중화를 통한 무중단 서비스를 지원한다. 연이은 행정망 먹통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3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3층 브리핑실에서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

정부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을 국무총리 주재 제34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종합대책은 지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와 같은 대민서비스 중단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면서 신속하게 대응·복구하는 장애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장애 대처 과정에서 신속한 인지·복구가 이뤄지지 못했고 민원·행정처리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조치가 부족했던 점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1·2등급 공공시스템 300여개…장비 이중화 통한 무중단 서비스 제공

정부는 우선 한정된 운영·관리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등급제를 개편하고 장애등급을 신설한다.

국민이용이 적고 성과가 저조한 3등급 이하 정보시스템의 경우 관리효율 향상을 위해 단계적으로 통·폐합하고, 절감된 예산은 1·2등급 정보시스템 보강에 활용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1만 7000여개의 공공 정보시스템 중 300개가 1·2등급 시스템에 해당된다. 이는 보안등급과 별개로 이용 빈도와 중요도에 따른 구분이고, 등급제 산정 작업은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장애 발생 시 경중에 따라 대응 수준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 등급과 별도로 ‘장애등급’을 정하고 대국민 알림 기준 및 동시 장애 시 복구 우선순위 결정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류가능성이 높은 전산장비는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1·2등급 정보시스템은 네트워크, 방화벽 등 모든 장비에 대한 이중화를 통해 무중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해·재난 뿐만 아니라 장애 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재해복구시스템(DR) 구축기준을 마련하고, 행정전자서명(GPKI), 모바일 신분증 등 공통기능서비스에 대해서는 장애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재해복구시스템을 여러 지역에서 동시 가동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700억 이상 공공정보화사업에 대기업 참여 허용…개발 대가기준 ‘상향’

기업규모에 따른 공공정보화사업 참여제한, 소프트웨어 사업 대가체계 개선을 통해 공공정보화사업의 참여여건도 개선한다.

클라우드 등 최신기술 적용을 통한 정보화사업 선진화를 위해 ‘설계·기획 사업’과 700억원 이상의 ‘대형사업’은 상출집단 소속회사를 포함한 모든 기업의 참여를 허용한다.

또 우수 개발자의 참여와 개발품질 확보를 위해 임금·물가상승률과 산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프트웨어 개발 대가기준을 상향하고, AI등 신기술 과업의 대가 산정기준과 과업 변경 심의 가이드라인도 도입해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다.

아울러 기존에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만을 적용했으나, 계약과정에서 민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고, 발주기관의 다양한 요구도 충족할 수 있는 ‘경쟁적 대화에 의한 계약’도 적극 적용할 예정이다.

입찰·계약 단계에서는 과업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적극 권고해 불합리한 과업변경을 방지한다. 또한 평가위원 전문성 제고로 변별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상생협력 평가’ 지분율과 배점을 조정하여 주사업자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한다.

이행 단계에서는 과업심의위원회를 조달청에 위탁 운영해 갈등중재를 지원하는 한편, 책임감리제 도입으로 전문성있는 제3자가 정보시스템 품질관리·감독에 책임과 권한을 갖도록 하고 책임형전자정부사업관리위탁(PMO) 도입도 검토한다.

공공정보화사업 관리 수준을 향상하고 공공부문 내부 정보화 역량도 강화한다. 잦은 업체·직원 변경, 영세 유지·보수 사업체로 인한 안정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유지보수사업 통합 발주 △구축·유지보수사업 일괄발주 △2~3년 이상 장기계약 확대 등 정보화 사업의 전문성과 연속성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위험징후 상시관제 체계 가동…위험 분산형 구조 구축

위험징후 상시관제체계와 범정부 모니터링을 강화해 장애를 사전에 방지하고 초동대응 시간을 단축한다. 특히, 1·2등급 정보시스템 보유기관은 모니터링 인력을 확보하고 운영시설에 관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 상시관제를 수행한다.

타 시스템으로의 장애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위험 분산형 구조도 적용할 계획이다. 특정 시스템 장애가 동일 영역의 여러 정보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애 격벽’을 구축하고, 특정 인증수단의 문제가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행정·공공기관의 중요도 높은 시스템은 복수 인증수단 적용을 의무화한다.

또한 장애 전이 방지와 유연한 장애 대처가 가능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보안성에 문제가 없는 정보시스템의 경우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 활용하는 등 민관협업 체계도 강화한다.

행안부는 이번 종합대책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2월 중 과제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범정부 협의체 등을 통해 정기·수시 점검을 실시해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행정서비스 디지털화의 기반은 신뢰와 안정성이 돼야 한다”면서 “재발방지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정부 행정서비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시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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