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에 위치한 ‘사가현’은 역사가 깊은 지역입니다. ‘요시노가리 역사공원’은 일본 청동기~초기 철기 문화인 ‘야요이 문화’의 주요 유적이며, 가라쓰시는 고대 한반도와의 교역 중심지였죠.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 주요 거점(히젠 나고야성)이기도 했으며, 조선 도공들에 의해 일본 최초로 도자기 생산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사가현은 일본 내에서 그리 인기 있는 관광지는 아닙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가현에선 ‘사가 프라이즈’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사가 프라이즈’란 다양한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사가현에 대해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로, 스퀘어에닉스의 인기 RPG ‘로맨싱 사가’, 아예 사가현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좀비 랜드 사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사가 프라이즈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가 참여하게 됐죠. 게임 내에선 지난 17일부터 31일까지 사가현 관련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가현 현지에선 오는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리니지W’ 관련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는데요. 인게임 콜라보레이션 콘텐츠 중에는 특별한 마법인형 탐험 던전과 마법인형 스킨이 있었습니다.
이는 사가현의 주요 관광지 및 특산품, 그리고 지역 전통 축제 등에서 착안해 제작된 콘텐츠인데요. 이 중 지역 전통 축제 ‘가라쓰 군치’에 쓰이는 커다란 수레 ‘히키야마’를 볼 수 있는 사가현 내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취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라쓰 군치는 사가현 주요 도시 중 하나인 가라쓰시에서 매년11월 2일~4일에 열리는 추수 감사의 뜻이 담긴 가라쓰 신사의 가을 축제입니다. 약 400년간 이어져 온 축제로 일본의 주요 무형 문화재이자 유네스코에도 등재되어 있죠. 이러한 가라쓰 군치의 하이라이트는 커다란 인형이 올려진 수레 14대의 거리 행진입니다.
이들 수레는 ‘히키야마’라 불리며, 크기는 약 7m, 무게는 약 2~3톤 정도라 합니다. 수레 위에 올려진 커다란 인형들은 옻칠로 마감이 이뤄진 전문 장인들의 공예품인데요. 사자와 봉황 등 신령스런 의미를 지닌 동물과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켄신 등 유명 무장의 투구 모양을 본따 제작됐습니다.
전시장에는 14개의 히키야마가 좌측부터 우측으로 제작 시기에 따라 반원을 그리며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왼편에 있는 붉은사자 히키야마는 에도 막부 시대인 1819년, 가장 오른쪽에 있는 칠보환(七宝丸)이라는 히키야마가 메이지 연간인 1876년에 제작됐죠. 참고로 방문 당시 전시된 히키야마는 총 13개였는데, 왼편에서 4번째에 있어야 할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투구 히키야마’가 보수 작업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입니다.
14개 히키야마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붉은사자와 푸른사자 히키야마는 ‘리니지W’에서 만나볼 수 있었죠. 두 히키야마는 앞서 언급한 마법인형 탐험 던전에서 배경 장식물로 등장하며, 한발 더 나아가 붉은사자 히키야마의 경우 마법 인형의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스킨 카드로도 등장합니다.
한편, 전시장 기념품샵에서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특산품 외에도 사가현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는 여러 IP와 관련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그야말로 ‘콜라보레이션의 지역’다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