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시중에서 면역조절 보충제로 판매되고 있는 베타-글루칸이 면역력을 더욱 강하게 훈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베타-글루칸 주사로 폐섬유증 등 장기 손상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최은영 교수 연구팀이 훈련면역 유도체인 베타-글루칸이 폐에 상주하는 대식세포의 사멸세포 포식기능을 강화하고 이로 인해 주변 상피세포에 폐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켜 결국 폐 섬유화가 완화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면역세포는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 제거한다. 면역훈련은 이런 선천면역세포가 병원체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고 2차 공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면역훈련을 통한 질환제어 연구는 병원체를 표적으로 제어하는 직접적인 방식이 많아 지속적인 치료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최은영 교수 연구팀은 신체의 한 조직에서 선천면역체계를 훈련하면 이것이 다른 조직손상도 억제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선천면역체계를 훈련시키기 위해 베타-글루칸을 직접 쥐의 복강에 주사했다. 이후, 실험쥐에 폐섬유증을 유도했다. 그 결과 해당 쥐의 사망률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폐섬유증 증상 중 하나인 콜라겐 축적 역시 감소했음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베타-글루칸 면역훈련은 면역세포와 주변 폐 세포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폐로 유입되는 호중구와 폐 대식세포가 증가했고,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포식기능도 향상했다.
면역훈련은 또한 면역세포와 인근 폐 세포의 유전자에 특정한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인 레졸빈 D1(Resolvin D1,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유래 지질대사산물)의 생성을 촉진했고 폐 상피세포에 생존신호를 조절하는 효소(Sirt 1)를 전달해 사멸에 대한 저항성을 주었다.
이번 연구는 노화, 흡연, 외상 또는 감염 시 대식세포의 포식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훈련면역으로 세포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호중구를 제거했을 때 면역훈련의 효과는 떨어졌는데, 이는 해당 면역훈련에서 호중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최은영 교수는 “대부분의 포유류 장기에는 조직 상주 대식세포가 있고 필요한 경우 호중구가 침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가 폐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기에 대한 손상과 장애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공학,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26일 게재됐다. (논문명 : Innate immune training initiates efferocytosis to protect against lung inj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