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도 급여도 밀린다…중소 코인거래소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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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 현황. /그래픽=비즈워치

거래량이 거의 없는 코인마켓거래소들이 계속되는 적자로 벼랑 끝에 몰렸다. 직원들의 임금을 주지 못하거나 고용보험료을 일시적으로 납입 못하면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매각 가능성도 희미해진 상황이다보니 엑시트밖에는 답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급여 밀리고 보험료 일시 체납

2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인마켓거래소 한빗코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두달 간 직원들의 국민연금보험료를 체납했다. 직장가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은 근로자가, 나머지 절반은 사업장이 부담한다. 사업장이 체납하면 근로자는 체납기간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빗코 관계자는 “직원들도 대부분 그만뒀는데 고작 두달 남짓한 보험료를 못 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당혹스러워했다.

한빗코는 지난해 광주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계약을 맺고 원화거래에 도전했지만 ‘불수리’ 결정을 받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과태료 20억원을 부과받으며 이중고를 겪었다. 현재는 구조조정을 통해 필수인력을 남겨두고 대부분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한빗코 측은 이달 중순께 체납된 국민연금보험료를 완납했다고 밝혔다. 한빗코 관계자는 “필수인력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직원들 위로금도 주고, 그러다보니 보험료를 낼 돈이 모자라 일부 지연됐다”면서 “일시적으로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겼지만 지금은 해결됐다”고 밝혔다. 한빗코의 최대주주인 티사이언티픽은 코스닥 상장사 FSN의 투자를 받아 블록체인 사업을 공동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한빗코와 마찬가지로 원화마켓 없이 코인마켓만을 운영하는 거래소 코어닥스 또한 수개월에 걸친 임금 체불로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어닥스는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급여를 모두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코어닥스는 미국 유사코 그룹 벤처캐피탈과 1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코어닥스 관계자는 “이달 말, 다음달 초까지 투자받은 금액이 들어오면 급여를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중단 잇따라…”정리 수순”

일부 대형 거래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코인마켓거래소의 일 거래대금은 수천만원 이하를 밑돈다. 사실상 매출이 거의 없다보니 직원들의 급여조차 지급하기가 어렵다. 이로 인해 다수의 거래소가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임차료가 적은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경비 절감에 나선 상황이다.

거래대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화거래가 지원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실명계좌 발급계약을 맺는 일이 쉽지 않다. 어렵게 거래소가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가 녹록찮다. 실명계좌 계약까지 마쳤던 한빗코는 변경신고 통과에 최종적으로 실패했고, 오케이비트는 최근 SC제일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논의했으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AML) 능력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한빗코와 오케이비트의 사례를 보면서 실질적으로 원화거래소로의 전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사업을 중단하는 곳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캐셔레스트와 코인빗이 영업을 중단했고 후오비코리아도 거래소 서비스를 종료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가진 채 회사를 매각하려 해도 시장의 수요가 충분치 않다. 또한 자체적으로 영업 종료를 결정하더라도 가상자산사업자 지위가 유지되는 한 특금법과 이용자보호법상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한 코인마켓거래소 관계자는 “원화거래가 안 된다면 실질적으로 거래소가 흑자를 낼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직원들 급여조차 주기가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어렵게 가상자산사업자 자격을 유지하느니 올해 말 갱신신고를 포기하고 정리 수순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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