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시게 된다면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정확히 1년 전, 기자는 ‘러브인 로그인’의 다혜와 함께 2022년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러브 딜리버리 2’의 망망이와 함께 2023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리뷰도 리얼리티와 감성을 살리기 위해 크리스마스가 시작되는 동일한 시간대에 플레이를 시작했다.
이번 ‘러브 딜리버리 2’는 인터넷 방송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른바 스트리머라 불리는 사람들의 스토리가 메인 주제다. 이른바 ‘하꼬’ 스트리머라 불리는 망망이와 대기업 스트리머인 엘라가 히로인으로 준비되어 있는데, 현재 버전에서는 망망이의 스토리만 플레이 가능했다.
‘러브인 로그인’ 때와는 조금 다르게 ‘러브 딜리버리 2’의 엔딩을 보고서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장, 단점이 꽤나 확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2년 연속 크리스마스에 미연시를 플레이 하게 된 기자의 시선으로 느낀 ‘러브 딜리버리 2’는 어땠을까?
◆ 장점은 최고 수준의 일러스트와 성우 그리고 길동좌도 인정할 것 같은 수위
게임와이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씨팍 PD는 미연시 장르의 게임의 주 요소를 아트, 성우, 시나리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번 ‘러브 딜리버리 2’에서 정말 생각한 것 이상의 아트와 성우 퀄리티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메인 히로인인 망망이의 성격과 일러스트가 매우 잘 어우러졌다. 수줍어하면서도 중요할 때 적극적인 행동하는 망망이의 모습을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Live 2D가 잘 뒷받침해 줘서 히로인과의 상황에 계속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만족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추후 추가될 엘라 루트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장예나 성우의 망망이 연기도 너무 좋았다. 초반 주인공과의 어색한 만남을 시작으로, 점점 친해지면서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정말 자연스러웠다. 특히 스토리의 마지막 부분쯤 자신의 꿈을 이룬 망망이가 눈물을 흘릴 때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연기력만큼은 온파이어게임즈의 최고 클라이맥스 장면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위에 대해서는 ‘위, 아래로 눈물나게 만드는 게임’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정말 그대로 나왔다. 설명하게 좋은 예시가 딱 하나 있는데, 스팀 리뷰로 유명한 ‘길동좌’가 와도 반마디는 쓸 수 있을 정도의 수위를 보여준다. 기자가 ‘러브인 로그인’의 엔딩에서 ‘오…’를 했다면, ‘러브 딜리버리 2’에서는 ‘와…빵…’이라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수위를 보여줬다. 국내 최고 수위가 이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플레이 타임에 대해서는 이용자마다 평가가 다를 것 같으나, 기자의 기준에서는 괜찮았다. 기자는 약 2시간 30분 정도를 소모해 엔딩까지 도달했는데, 전작인 ‘러브인 로그인’의 엔딩까지는 정확히 3시간 52분을 소모했었다.
약 1시간 정도의 볼륨이 줄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으나, 조금은 적어진 분량이 오히려 한 번에 끝내기 좋은 플레이 타임이라고 느껴 주변 사람들에게 ‘하루만에 엔딩 볼 수 있는 게임’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함께 꿈을 이루며 누군가의 이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의 엔딩도 나쁘지 않았다.
전작에서 보여주던 미니게임들도 중간마다 포함되어 있어 적당한 환기도 있었고, ‘하렘기사단’과 아델라가 등장했을 때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온파이어 게임즈의 작품을 플레이했다면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중간부터 시간가는 것도 모를 정도로 몰입하며 플레이했다.
◆ 왜 남주가 더 좋지?…몰입을 깨는 드립에서 시작되는 아쉬움
기자는 ‘러브 딜리버리 2’의 데모 버전을 플레이 하지 않았다. 첫 부분의 스토리를 조금이라도 알면 괜히 몰입이 깨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레이 했을 때 전작들과는 다르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엥?’하는 소리와 함께 아쉬움이 느껴졌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이른바 드립이라 불리는 요소들의 사용 부분이었다. 중, 후반 부분에서의 드립적인 요소들은 자연스러웠으나, 초반 부분은 오히려 진입 장벽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인터넷 방송을 조금 봤다고 느낀 사람들이라면 게임 내 대부분의 드립을 이해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호날두 오마쥬 부분을 제외하고는 조금은 무리수를 둔 것 같았다. 다 아는 드립이기에 이해는 했지만, 내가 히로인과 느끼고 싶었던 대화에서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히로인과의 대화에서 수위 높은 내용이 자꾸 보이면서 더욱 단점으로 부각됐다. 당근 마켓의 오마쥬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초반부에 지속적으로 보이는 이른바 성드립 요소들이 오히려 몰입을 크게 방해했다.
그러다 보니 기자는 초반부에 망망이가 아닌, 오히려 주인공 캐릭터인 성현수에게 집중하게 됐다. 야구, 오락실 등 기자가 직접 체험했던 요소들과 프로게이머를 꿈꾸다 포기했던 지난 시절의 나의 모습을 망망이가 아닌 성현수가 다시금 회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내가 해낼 수 있었을까?’라는 회상을 현수가 하게 만들었다. 기분이 정말 오묘했다. 미연시에서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 몰입된다는 사실이 말이다.
이 밖에도 중간마다 날짜가 너무 빠르게 흘러가 스토리가 조금은 급전개되는 느낌을 받았다. 망망이와 친해지게 되는 빌드업이 조금 더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전작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그래도 합격점은 되는 ‘러브 딜리버리 2’
결국 기자는 2년 연속 온파이어게임즈의 히로인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 기자는 엘라 코인에 탑승했기에 망망이 엔딩은 ‘러브 딜리버리 2’의 전초전이라고 볼 수 있으나, 망망이와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의 2시간 30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약속대로 위, 아래로 눈물을 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엘라 루트가 나오지 않은 지금 누군가 기자에게 ‘럽딜 2 할만함?’이라고 물어본다면 돈은 아깝지 않은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엔딩에 있어 라떼, 주희, 다혜 후유증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전작들만큼 강하게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기에 기자가 ‘러브 딜리버리 2’에게 평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6~7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미연시 장르 자체에서 필요한 요소들에서는 정말 훌륭했다. 그러나 온파이어 게임즈에게 기대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졌던 ‘러브 딜리버리 2’ 망망이 루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