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한때 과열 경쟁에 몰입했던 알뜰폰 업계의 ‘0원요금제’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5G에서는 아예 찾아볼 수 없고 데이터 제공량도 줄었다. 알뜰폰 가입자의 급성장에 따른 숨고르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아이뉴스24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알뜰폰 요금제 비교 사이트 ‘알뜰폰 허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운영되고 있는 ‘0원요금제’ 상품은 글로벌 로밍 서비스를 제외하면 총 28개로 집계됐다.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0원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80여 종에 달했던 4~5월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0원 요금제를 출시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아이즈모바일, 스마텔, 이지모바일, 유니컴즈, 이야기모바일 등 5곳 뿐이다. 반년 전 0원 요금제 경쟁을 주도했던 세종텔레콤, 토스모바일, KG모바일 등은 발을 뺐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0원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과열됐던 당시와 업계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출시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숫자만 줄어든 게 아니라 혜택도 달라졌다. 5G와 LTE 모두 0원 요금제를 취급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LTE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데이터량도 아이즈모바일의 경우 15G에서 3G로, 이야기모바일 역시 7G에서 1G로 줄었다.
이처럼 알뜰폰 0원 요금제 경쟁이 한풀 꺾인 것은 이통3사의 지원금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통사가 중소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는 지원금은 건당 20만원을 넘나들다가 지금은 절반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알뜰폰 활성화 논의가 한창이던 때에는 이통사의 통큰 지원금 덕분에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며 “지금은 지원금 자체가 줄어 0원 요금제 경쟁도 시들하다”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이 기존 이동통신 시장을 위협할 만큼 성장한 것도 지원금이 줄어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9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알뜰폰 회선수는 1518만4393개로 1500만개를 처음 돌파했다. 이는 이동통신 회선 수인 8150만2927개의 18.85%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수가 이통 3사를 위협할 만큼 성장하면서 이통사의 지원 없이 독자생존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당분간 파격적인 요금제나 혜택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