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체운용 괜찮을까?…델리오 주장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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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오. /사진=비즈워치

입출금 중단 사태를 겪은 가상자산 예치·운용 서비스 델리오가 회생절차 개시에 반대하면서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생절차가 기각된다고 해도 델리오가 이전과 같은 사업구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하반기 시행되는 가상자산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상자산 예치·운용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델리오 “기존사업, 신사업 진행할 것”

21일 가상자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델리오 이용자들이 신청한 회생절차는 빠르면 내년 1월 중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델리오 회생절차 개시에 앞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조사 중인데, 조사위원으로 선임된 안진회계법인이 조사 기일을 이달 초에서 내년 1월 4일까지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델리오는 최근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수차례 회생절차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이용자들이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신청한 회생이 ‘청산형 회생’으로 채권자들에게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델리오 채권단 또한 회생기각 요청 성명서를 내는 등 회생절차 개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델리오는 대다수 채권자들이 회사의 정상화를 통한 최대한의 보상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델리오는 특히 기존 사업과 이미 개발된 델리오 인프라,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활용한 커스터디, 토큰증권(ST)을 비롯한 신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운용해도…중점은 ‘실질적’ 보관

델리오의 바람대로 회생신청이 기각되더라도 기존의 가상자산 예치운용 사업을 다시 전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7월에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동종·동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위탁받은 가상자산을 다른 곳에 예치하는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간 델리오는 이용자가 일정 기간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최대 10%대에 달하는 이자를 얹어주는 방식의 서비스를 해왔다. 또 하루인베스트를 비롯한 외부 트레이딩 업체에 맡기는 것 외에, 자체적으로 알고리즘을 통한 차익거래로 고객이 맡긴 자산을 운용했다.

현재 델리오는 제3자에게 위탁하지 않는다면 가상자산 예치·운용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위탁받은 자산을 운용하는 행위도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다는 법조계 분석이다.

가상자산 운용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차익거래는 거래소별 코인 가격차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델리오가 예치된 자산을 제3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운용하더라도, 기존 사업대로 차익거래를 하게 된다면 고객에게 받은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가상자산법 시행령과 배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또한 동종·동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가상자산법에 예치·운용업과 관련된 조항은 없지만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외부로 보내는 건 안 된다”면서 “보관(커스터디)업체에 가상자산을 맡길 때를 제외한다면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은 직접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델리오 관계자는 사업모델을 변경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자체운용만 하면 된다. 금융당국도 애매모호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 지켜볼 예정이고, 자산운용이 중요한 사업인 만큼 예치운용업 자체를 아예 못하게는 안할 것”이라면서 “가상자산법이 예치(업)에 영향을 주는 건 맞지만, 법 때문에 델리오가 정상화되는 게 어려워진다고 보진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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