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부진으로 3년만에 정리
소속 직원에 전환배치 프로그램 제공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우려 일축
엔씨소프트 판교 R&D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신사업으로 추진한 인공지능(AI) 금융 사업을 접는다.
18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3일 금융 인공지능(AI) 조직인 ‘금융비즈센터’ 소속 직원들 4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열고 사업 정리를 공지했다.
센터는 소속 직원을 상대로 전환 배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퇴사를 결정할 경우 최대 6개월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안내했다.
사업 정리의 배경은 성과 부진 때문이다. 금융사와의 협력과 투자 유치 등의 제한으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금융비즈센터는 AI가 자산을 운용·관리하는 사업을 맡은 조직이다. 엔씨가 2020년 게임 외 신사업 육성을 목표로 금융 서비스 개발에 나서면서 꾸려졌으나 성과 부진으로 3년 만에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올해 들어 엔씨소프트의 경영 사정이 악화하면서 정리되는 사업이 계속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팬덤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매각한 데 이어 지난 5월 유니버스를 운영했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클렙의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김택진 대표가 2020년 설립한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디셈버앤컴퍼니 역시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지난 10월 사모펀드 운영사 포레스트파트너스로 대주주가 교체됐다.
엔씨 관계자는 AI 금융 사업 정리 배경에 대해 “올해 초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하며 핵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는 “일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해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한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았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사내 어린이집 ‘웃는 땅콩’이 설립 10년 만에 독립재단으로 전환해 재출범한다고 이날 밝혔다.
웃는땅콩은 엔씨소프트가 정직원으로 채용한 보육 교사들이 엔씨소프트의 임직원 자녀 300여 명을 사옥 내에 마련된 보육 시설을 통해 돌보는 형태로 운영돼왔다.
엔씨소프트는 “재단 설립을 통해 어린이집의 독립적·자율적 운영을 보장하고 전문성과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 효율화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