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임 방송 플랫폼으로 불리는 ‘트위치’가 한국시장 철수를 선언하면서 아프리카TV와 네이버가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 모두 트위치와 스트리머(동영상 크리에이터) 이전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트위치의 빈자리를 어떤 기업이 차지할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스트리머 이전에 필요한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려운 단계이지만, 최근 트위치와 미팅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프리카TV보다는 먼저 만났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도 “트위치와 스트리머 이전(이동·이관)에 필요한 조치들을 협의하고 있다”며 “세부 사항들이 정리되는대로 유저 안내가 이번주 내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이 보유한 트위치는 네트워크 수수료 등 운영 비용을 이유로 한국 사업을 내년 2월27일 종료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트위치는 이와 동시에 스트리머 이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트위치 측은 “스트리머들과 그들의 커뮤니티에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과 같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트위치 서비스에 알림 기능을 활용해 다른 서비스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스트리머 영입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곳은 아프리카TV로 파악된다. 이미 국내 최고의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e스포츠 생중계와 같은 게임 관련 동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BJ·커뮤니티도 활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아프리카TV는 버추얼 BJ 대상의 음악 오디션 ‘V-ALL-Stars’을 연다고 예고했는데, 이 역시 트위치 스트리머 이전 작업의 하나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오디션의 1회차는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진행됐는데, 2회차부턴 아프리카TV 메인으로 진행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아프리카TV는 오는 30일 개최 예정인 BJ 대상의 연말 시상식에서 경영진이 나서 스트리머 이전 관련 구체적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네이버는 오는 19일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베타 버전으로 내놓고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아프리카TV와는 다른 색채의 서비스와 기능을 테스트하면서 스트리머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역시 동영상 서비스 경험과 기술이 충분하고 ‘게임 라운지’와 같은 커뮤니티와 ‘e스포츠 페이지’ 등 게임 관련 서비스를 다수 운영하고 있어 스트리머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생방송에 강한 아프리카TV와 ‘다시보기’에 강점이 있는 유튜브의 특징을 네이버 안에서 모두 구현할 수 있고, ‘네이버 카페’를 통해 축적된 커뮤니티 서비스 역량도 강력하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인원(all-in-one)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 네이버”라며 “사업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지난 8월부터 이같은 변화에 대응해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