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텀 메카 워즈’, 나만의 로봇 설계하는 로망만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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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세계관의 유명 로봇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메카물, 또는 거대로봇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만의 기체를 만들고 직접 조종하는 것을 바라는 이들도 있죠. 12월 14일 정식 출시되는 로봇 액션 신작 ‘커스텀 메카 워즈’는 후자의 로망을 충족시키는 게임입니다. 해당 분야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아머드 코어’ 시리즈와는 다른 형태로 말이죠.

▲ '커스텀 메카 워즈' 대기화면
▲ ‘커스텀 메카 워즈’ 대기화면

‘지구방위군’ 시리즈로 유명한 D3퍼블리셔가 개발하고 CLE(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가 퍼블리싱을 맡은 액션·슈팅게임 ‘커스텀 메카 워즈’는 대작에 준하는 ‘아머드 코어’와 달리 ‘B급 감성’ 넘치는 작품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게임의 만듦새가 우수하진 않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특장점은 보유하고 있죠. 이는 ‘마개조 시스템’이라 명명된 로봇 제작 콘텐츠로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의 관대함이 특징입니다.

▲ ‘커스텀 메카 워즈’ 2nd 트레일러. 영상 내용이 농담이 아닙니다 (영상 출처: CLE 공식 유튜브 채널)

‘내맘대로 로봇 만들기’는 게임 초반부터 가능했고, 이는 플레이어가 이후의 게임 플레이에 몰입하게끔 하는 주 요인이었죠. 그럼 ‘커스텀 메카 워즈’가 지닌 매력을 ‘첫인상’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커스텀 메카 워즈' 첫인상, 출발합니다!
▲ ‘커스텀 메카 워즈’ 첫인상, 출발합니다!

게임은 B급, 
로봇 제작만큼은 유니크

‘커스텀 메카 워즈’는 거대 로봇을 조종하는 3인칭 액션·슈팅 게임입니다. 배경이 되는 세계관은 SF로 혜성에 의한 재난, 인공지능의 폭주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하진 않지만, 꽤나 근접한 상태로 지나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위험 지역 거주민들이 대피소 또는 안전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는데요. 텅 비어버린 도시들의 관리는 전세계가 공동 개발하던 거대 로봇 G메카에 자율 사고 AI를 탑재시켜 위임했다는 것이 게임의 시놉시스입니다.

▲ 평화로운 가운데 47경비보장이란 회사에 취직한 주인공
▲ 평화로운 가운데 47경비보장이란 회사에 취직한 주인공

▲ 하는 일은 폐기된 메카 파괴였습니다. 그런데...
▲ 하는 일은 폐기된 메카 파괴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무인 도시에 인간이 유인 조종 G메카를 타고 파견되어 추가적인 관리를 하기도 하는데요. 주인공이 된 플레이어는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47경비보장이라는 회사의 신입 사원이 됩니다. 그간 별일 없다가 주인공이 신입으로 입사하면 꼭 사건이 터지는 것은 일종의 클리셰인데요. ‘커스텀 메카 워즈’에서도 자율 사고 AI 탑재 G메카의 폭주가 발발하고, 그 스케일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 어느새 세상은 난장판이 되어버리죠
▲ 어느새 세상은 난장판이 되어버리죠

이같은 배경 위에 전개되는 ‘커스텀 메카 워즈’의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평이합니다. 신입답지 않게 맹활약을 펼치는 주인공, 가벼워 보이지만 후배인 주인공을 잘 챙기는 선배 조종사, 다정하고 꼼꼼한 작전 오퍼레이터, 털털한 성격의 기술부 아저씨와 엄격하지만 직원들을 아끼는 47경비보장의 여성 사장님 등 등장인물들도 조금 뻔하다 싶죠. 아울러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별도 컷씬 없이 텍스트와 음성만으로 이뤄지는 스토리 연출은 다소 밋밋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각종 설정이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 콘텐츠와 엮이도록 한 부분은 흥미로웠습니다. 예컨대 ‘커스텀 메카 워즈’에선 도심지, 사막 등 지형에 따른 로봇의 조종감 차이가 없는데, 이를 G메카에 탑재되어 있는 기술로 설명하는 식이죠.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은 게임의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개발사의 변명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만, 뚜렷한 B급 감성 덕분에 이러한 느낌은 덜한 편입니다.

▲ 여담으로 지형에 따른 조종감 차이는 없어 조작 난이도는 쉬운 편
▲ 여담으로 지형에 따른 조종감 차이는 없어 조작 난이도는 쉬운 편

‘커스텀 메카 워즈’의 핵심 콘텐츠는 나만의 G메카 제작입니다. G메카는 머리, 가슴, 다리, 그리고 양쪽 팔 등의 핵심 파츠와 각종 무장, 액세서리 등으로 부품이 세분화되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자유도 높은 로봇 제작이 가능합니다. 기체 도색에 활용할 수 있는 색상의 가짓수 역시 다양해 색상 코드를 게임 내에서 볼 수 있을 정도이며, 도색시 적용되는 파츠 구분은 한층 더 세세하죠.

▲ 무기를 이미 저만큼이나 붙였는데, 또 붙일 수 있습니다
▲ 무기를 이미 저만큼이나 붙였는데, 또 붙일 수 있습니다

▲ 어디에, 어떻게 부품을 장착할지는 플레이어의 마음입니다
▲ 어디에, 어떻게 부품을 장착할지는 플레이어의 마음입니다

하중만 견딜 수 있다면 온갖 부품을 붙일 수 있고, 장착 위치도 굉장히 관대합니다. 4연장 로켓포 3문 포함 무장 7~8개를 붙이는 것은 평범한 수준이고, 머리 부품을 사람으로 치면 팔뚝, 허벅지, 무릎 등의 위치에 부착할 수 있습니다. 갖가지 색깔을 활용한 무궁무진한 개성 표현도 가능합니다. 부품 구성에 따라 조종감, 성능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애초에 전투 자체가 그리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기에(특히 20챕터 이전) 그야말로 거대로봇에 대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 게임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콘텐츠는 색칠하기가 아닐까...
▲ 이 게임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콘텐츠는 색칠하기가 아닐까…

때문에 부족한 비주얼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그나마 배경 그래픽보다 기체 그래픽의 완성도가 준수한 편이지만,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로봇을 한층 더 실감나게 표현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게 들지요.

로봇의 각종 부품은 메인스토리 챕터 클리어시 획득할 수 있으며, 동시에 주어지는 각종 자원들을 모아 제작할 수 있는데요. 더 좋은 부품을 해금하기 위해선 메인스토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하고, 클리어한 챕터에 대한 반복적 플레이도 요구됩니다. 이때 주어지는 미션은 대개 여기저기서 몰려드는 폭주 G메카의 전멸로, 미션 내용이 단조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복잡하지 않은 조작 덕분에 적을 쓸어버리는 쾌감 자체는 만족스럽습니다.

▲ 참고로 패드 조작이라 유도무기를 선호하게 되더군요
▲ 참고로 패드 조작이라 유도무기를 선호하게 되더군요

첫 인 상 
나만의 로봇 만들기,
‘마개조 시스템’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커스텀 메카 워즈’의 G메카 제작 콘텐츠는 공식적으로 ‘마개조 시스템’이라 명명되어 있습니다. 이게 빈말이 아니란 점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죠. 정말 플레이어 마음내키는대로 마개조한 G메카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통상판 기준 6만 6,000원이라는 가격은 조금 부담되는 수준이긴 하지만, 내맘대로 만든 로봇으로 스트레스 없는 액션 슈팅을 즐기고픈 이라면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덧붙여 ‘커스텀 메카 워즈’는 최대 4인의 온라인 협동 멀티플레이를 지원합니다. 네 명이서 힘을 합쳐 스토리 미션을 진행할 수 있는데, 정식 출시일 전에는 제공되지 않아 본 리뷰에선 담지 못했는데요. 마개조한 나만의 G메카를 다른 이들에게 보인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로 느껴집니다. 아군 오사시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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