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CDO 역량 강화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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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8년부터 뛰어든 위탁개발(CDO)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금리인하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신약개발에 나서는 바이오텍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CDO에서 자연히 위탁생산(CMO) 계약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다.

삼바로직스는 지난달 새 CDO 플랫폼 ‘에스-초지언트(S-CHOsient)’를 공개했다. 개발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을 단기간 내 다량 생산하는 서비스로 기존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디벨롭픽’과 고객사의 신약개발 실패 위험을 줄이고 관련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역할을 한다. CDO는 세포주 개발, 공정 및 제형 개발 등 바이오기업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한 후 이를 상업화하기 이전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회사는 이밖에 자체 개발한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 위탁개발 가속 플랫폼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 등 CDO 플랫폼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바로직스는 연초 CDO개발조직을 기존 담당에서 센터급으로 격상하고 지난 8월에는 민호성 진스크립트 대표를 CDO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또 센터 내 박사급 연구인력은 지난 3분기 총 21명으로 전년말 대비 8명(57%) 늘리는 등 인력을 확충했다.

삼바로직스가 이처럼 최근 들어 CDO 사업에 힘쓰는 이유는 내년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바이오텍의 CDO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며 바이오텍 펀딩이 주저앉았고 신약개발에 나서는 기업이 줄며 CDO 시장도 침체에 빠졌다. 삼바로직스가 작년 수주한 CDO 사업건수는 14건으로 전년 대비 40% 줄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 우시바이오로직스의 CDO 수주 건수도 12.6% 감소했다.

바이오텍은 생산시설이 없거나 소규모 인력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기 때문에 세포주 개발 등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바이오텍을 CDO 고객으로 유치할 경우 향후 상업화 단계까지 성공했을 때 CMO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오텍은 파이프라인 상업화 단계에서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세포주나 공정, 제형 등을 함께 개발한 CDO 파트너사에 CMO 계약을 연달아 맡기는 게 유리하다.


실제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작년 말 기준 총 1193개의 CDO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전임상 단계 이상에 돌입한 파이프라인은 총 588개로 약 절반에 달한다. 여기서 미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고 우시와 CMO 계약을 맺은 파이프라인은 총 17개다.

삼바로직스는 중장기적으로 CMO 생산의 50%를 CDO 고객 파이프라인으로 채운다는 계획으로 2018년 CDO 사업 진출 이후 성공적인 트랙 레코드를 하나씩 쌓고 있다. 삼바로직스와 2018년 계약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개발 파이프라인(GI-101)을 해외에 기술이전하고 현재 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밟고 있다. 2019년 계약한 유틸렉스는 파이프라인(EU101)을 미국에 기술수출하고 미국, 중국,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바로직스는 지난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전문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이스라엘 KAHR메티칼 등 해외 CDO 수주도 늘리는 추세다. 최근에는 고객 맞춤형 CDO 서비스를 구축해 유럽계 벤처캐피탈 쿠르마파트너스가 투자한 헬스케어 기업에 이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사업진출 첫 해 5건에 불과했던 삼바로직스의 CDO 누적 수주 건수는 지난 2019년 42개로 늘더니 △2020년 63건 △2021년 87건 △2022년 101건에 이어 올해 11월 기준 110개까지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DO 사업에서 혁신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며 속도와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맞춤형 개발 솔루션을 출시해 고객사가 개발 초기단계부터 최적화된 서비스로 공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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