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리빌딩]⑤김범수의 작심…’브라더’ 쳐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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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제공

2년 10개월만에 임직원과의 대화에 나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회사 이름까지도 바뀔 수 있다”며 전면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김 창업자는 확장위주의 사업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기술과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율경영의 부작용을 바로잡고 그룹 거버넌스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새 리더십” 암시…인적쇄신 시사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오후 2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임직원 대상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열었다. ‘은둔의 경영자’를 자처한 김 창업자가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선 것은 2021년 2월 열린 창사 10주년 기념 행사 이후 처음이다. 간담회는 임직원 400명이 참석했으며 온라인으로 1800명이 지켜봤다.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 창업자는 사전 취합된 질문과 현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질문까지 약 20여개가 넘는 질문에 답했다.

김 창업자는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공지를 통해 경영쇄신 방향을 제시했다. 김 창업자는 ‘100명의 전문경영인(CEO)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지원했던 사업기조를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면서 모두의 관심을 모았던 주요 경영진 교체 가능성도 내비쳤다. 내년까지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 진행과 내용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 여러 공동체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된다. 이에 따라 김 창업자의 측근 인물이 요직을 맡는 ‘브라더'(brother) 경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창업자는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성원들끼리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수평적인 기업 문화도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보를 내부에 모두 공유하고 외부에는 절대 보안을 유지한다는 카카오 내부 규정인 ‘100대 0원칙’이 깨질 수 있다는 암시다. 

“카카오 이름 바꿀 각오도”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11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카카오는 이번 ‘브라이언톡’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간담회에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한 인공지능(AI) 경쟁력부터 논란이 된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노조는 현재의 사태를 만든 경영진이 물러나고 진정한 의미의 ‘인적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이언톡을 마치고 만난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 아시지 않느냐”고 답했다. 인적쇄신과 관련된 논의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이미)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다”라고 대답을 대신했다. 김 창업주 역시 비상경영위원회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임원기 카카오 부사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간담회는) 크루들(직원)들에게 경영쇄신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전반적인 쇄신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서 “기술, 인공지능, 콘텐츠, 플랫폼 등 핵심 근간이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하되 그 외의 것들은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쇄신해나가곘다는 의지와 방향성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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