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0개월 만에 임직원 만나는 카카오 김범수…직원들 반응은 ‘기대’ vs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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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년 10개월 만에 임직원과의 대화에 나선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고 조직 쇄신을 위한 이해를 구하려는 취지다. 이 자리가 내부 단합의 계기가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직원들은 다양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가운데, 카카오판교아지트 본사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9일 카카오에 따르면 오는 11일 오후 김 위원장은 판교 사옥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사의 쇄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다. 카카오는 직원들로부터 사전에 질문을 받아 취합하고 있다. 당일 행사는 이 질문에 대해 김 위원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 직원은 4000명에 육박한다.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일부 직원은 대화 자체를 환영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카카오 직원 A씨는 “창업자가 오랜만에 임직원들과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지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현재 상황에서 임직원 앞에 나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떤 내용이 공유될지 궁금해 하고 관심도 많다”며 “내 주변의 직원들은 소통하는 자리 자체에 대해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직원 B씨는 “카카오를 향한 외풍으로 인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최근에는 폭로전에 내홍까지 외부에 상세히 알려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느껴질 때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그러면서 “창업자가 나선 만큼 이번 간담회가 모쪼록 어지러운 분위기를 어느 정도 수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소통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직원 C씨는 “회사가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경영 쇄신의 방향성이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건 없다”며 “창업자(김 위원장)의 발언도 많은 부분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데 분위기 반전이나 사태 수습에 결정타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창업자와의 대화가 좀더 빨리 이뤄졌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직원 D씨는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이제야 나서는 건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면 “예전처럼 회사 규모가 작지 않아서 창업자나 경영진, 직원들 간에 진솔한 대화가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2021년 2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를 갖는 건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다독이고 조직 쇄신을 위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이 자리가 조직 쇄신의 분수령이 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화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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