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의 국내 상륙에 맞춰 온라인에서 퍼진 사진 한 장이 이목을 끌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국내에 상륙한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마린시티 창문에 붙은 문어’, ‘카눈 부산 피해 상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들이 확산됐다.
게시물 속 사진에는 거센 비바람이 부는 야외를 배경으로 문어가 유리창에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태풍에 날아와 부산 마린시티 고층에 붙은 문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하지만 이 사진은 합성으로 만들어 낸 ‘가짜 사진’으로 판명 났다. 지난 2020년 태풍 ‘하이선’이 부산을 강타했을 당시에도 온라인에 떠돌았던 이 사진은 유리창 사진에 외국 이미지 사이트에 올라온 문어 이미지를 합성한 것이다. 당시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채널A에 “유리에 붙어 있으면 눈이라든지 문어의 디테일 정보가 있어야 한다. 바깥에 구조물처럼 특정 음영 패턴이 있어야 하는데 (문어는) 이미지 파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유튜브에 지난해 발생한 태풍 ‘힌남노’ 피해 영상을 마치 현재 상황인 것처럼 짜깁기한 영상들도 올라왔다.
문제는 이런 가짜 사진과 영상들이 국내 태풍 상륙 때마다 올라오며 실제 주변 상인들의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부산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연합뉴스에 “사진에 가게 상호까지 노출돼 영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지인들까지 가짜 사진을 보고 안부를 물어오는 등 이중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10일 구독자 19만 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는 부산 마린시티 태풍 현장 방송을 진행하며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 영상을 마치 ‘카눈’으로 인한 현재 상황인 것처럼 묘사해 입건됐다. 11일 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위키트리에 “해당 유튜버는 오늘 3시에 가짜뉴스로 입건됐다. 이 방송으로 약 70만 원을 벌었다더라. 애꿎은 주변 상인들만 예약 취소로 피해를 본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6호 태풍 ‘카눈’은 지난 10일 오전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북상해 11일 오전 6시 북한 평양 인근 육상에서 소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