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S] 녹내장 가짜약 줬더니 안압 10% ‘뚝’…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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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녹내장 안약 치료에서 가짜약(위약)을 투여해도 증상이 호전되는 플라시보 효과를 발견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이미지투데이

가짜약(위약)을 투여해도 증상이 호전되는 플라시보 효과가 녹내장 치료에서 확인됐다. 국내 연구팀은 녹내장 안약 치료에 있어 위약을 투여하더라도 약 10%의 안압 감소를 확인한 논문을 발표했다.

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영국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최수연 충남대병원 교수·하아늘 제주대병원 교수)은 2022년 6월까지 발표된 녹내장 안약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논문을 검토해 녹내장 안약의 위약 효과를 결정하는 요인을 조사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안과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Ophthalm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녹내장이 발병하면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만큼 의료계에선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연구팀은 안압 감소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들을 통합해 표본 7829안을 확보했다. 최종적으로 33개의 위약군(2055안)과 7개의 비치료군(1184안)을 연구 지표로 활용했고 치료군, 위약군, 비치료군으로 나눠 안압 감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동일 환자에서 위약 처치 전후를 비교했을 때 투약 후 2개월째에 1.30㎜Hg의 안압 감소 효과를 보였다. 위약을 사용하지 않은 비치료군과 비교한 순수 위약효과를 비교하면 안압은 2.27㎜Hg 더 감소했다. 대상 환자들의 치료 전 평균 안압이 22.7㎜H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의 안압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녹내장 치료에 있어 순수 플라시보 효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시보 효과는 생리학적 영향이 없는 위약을 복용했을 때 상태 개선이나 이로운 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위약 효과는 우울증, 통증, 천식, 파킨슨병,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과 증상 개선이 증명된 상태다.

김 교수는 “플라시보 효과는 낙관적인 믿음이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경우”라며 “진료 현장에서 녹내장 안약을 이용한 안압 감소 치료가 상당한 위약 효과가 있다고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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