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식중독 위험이 높다.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기 힘든데 전문가들은 “예방이 최선”이라고 2일 당부했다. 식중독은 살아있는 세균 또는 세균이 생산한 독소를 함유한 음식물의 섭취로 인한 설사, 복통 등 급성 위장염 증상을 나타낸다.
여름철 대표 식중독균으로는 병원성 대장균과 해산물을 많이 먹는 나라에서 6~10월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장염 비브리오균 등이 있다.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환경이 바로 고온다습한 기후인지라 다른 계절보다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최정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식중독이 대부분 학교, 어린이집 등 집단급식소와 음식점에서 집단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보건 의료적으로 큰 문제”라며 “응급실에 오기도 하고,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구토가 발생하거나 설사가 멈추지 않고 물만 마셔도 토하고 음식을 섭취하면 설사가 더욱 심해진다. 탈수와 전해질 부족으로 인해 전신이 무기력해져 생활하기 힘든 편이다. 따라서 치료의 기본원칙은 구토나 설사로 인해 빠져나간 몸 안의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환자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던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물을 마시지 않으면 탈수로 증상이 심해지고 회복이 늦어져 입원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설사를 하는 것은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노력으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신다고 설사가 심해지는 게 아니다.
식중독에 걸리면 이온 음료나 물을 하루에 1ℓ(리터) 이상 꼭 마시는 게 좋다. 경구 수분 섭취가 불가능하면 수액 주사가 필요하고, 심하면 입원해야 한다. 열이 나면 경험적 항생제를 처방하며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면 전신 장기 부전으로 투석 및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다.
김양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항구토제, 지사제 등을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탈수, 고열, 혈변 등의 증상이 심하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라”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소아 또는 노약자들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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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6일 오전 경기 부천시 중동센트럴파크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을 씻고 있다. 2022.7.6/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건강한 사람이라도 설사, 고열, 복통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한다. 김 교수는 “심한 경우, 탈수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와 김 교수는 “음식 조리 전후, 화장실 사용 후, 달걀 및 육류 등 식재료를 만진 뒤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음식을 조리할 때 충분히 끓이고 익혀 먹는 게 중요하다. 해산물 같은 음식은 꼭 익혀 먹으라”고 입을 모았다.
집단 급식소는 조리 종사자, 식재료 운반자의 위생교육 및 조리 작업 전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식재료 유통과정 및 조리작업 단계별 확인, 온도 관리, 조리 종사자의 조리작업 전후 손 씻기 생활화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가정에서도 칼, 도마, 재료를 흐르는 물에 세척 후 사용하고 칼, 도마를 채소용, 고기용, 생선용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닭을 집에서 조리해 익혀 먹더라도 닭 내장에 기생하고 있는 캠필로박터균이 닭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도마와 칼 등에 그대로 남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젖은 행주를 오래 방치하면 식중독 위험이 커져 행주를 삶고 건조한 뒤 사용하거나 일회용 타월이나 물티슈를 사용하는 방법도 좋다. 고기나 어패류는 조리할 때 반드시 내부까지 완전히 익히도록 가열해 섭취한다.
음식은 남기지 않을 만큼 적당히 준비한다. 조리된 음식을 바로 먹지 않을 때 그 즉시 냉장고에 넣되, 남은 찌개나 국은 재가열한 뒤 식힌 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한다. 그런데 냉장고에 2일 이상 두지 않아야 한다. 냉장식품은 5도 이하, 냉동식품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날 것으로 섭취하는 채소류는 중성세제 소독제에 담근 뒤 2~3회 이상 흐르는 수돗물에 헹구고 도시락 김밥 등 조리된 식품은 구매 후 4시간 안에 빨리 먹어야 한다. 음료수는 개봉한 뒤 되도록 빨리 마시고 약수터를 이용할 때는 수질검사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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